[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사무직 당직자 일부와 비례대표 대기후보자들을 대상으로 공공기관이나 정부 산하기관에 갈 희망자를 조사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야당은 이에 대해 “낙하산 인사”라면서 일제히 맹비난을 쏟아냈다.
집권여당 당직자들이 청와대와 정부부처로 파견되는 일은 인사교류차원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지만 공공기관의 경우 사실상 논공행상 차원의 ‘전리품 나누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25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공공기관 취업관련 비리 엄벌 지시가 민주당 당직자들만 치외법권 구역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야당일 때는 정부여당의 ‘낙하산 인사’ 운운하면서 극렬 반대하고 자신들이 집권하니까 ‘국정철학’ 운운하면서 마치 옛날 고대 때 전쟁의 전리품 나누듯이 공개적으로 희망자를 받는다면 어느 국민들이 수긍하겠는가”라며 비판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도 “바로 어제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캐겠다며 공정 사회의 거창한 슬로건을 내놨던 대통령의 발언은 공언이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대변인은 “내놓는 해명이 더욱 가관”이라면서 “보도에 따르면 이춘석 민주당 사무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전문성을 가진 당직자들을 필요한 곳에 보내자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대통령과 국정철학이 맞고 전문성만 있으면 ‘맘대로’ 필요한 곳에 보낼 수 있는 곳이 공공기관이라는 얘기”라면서 힐난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은 ‘적폐청산의 목적은 특정 개인에 대한 보복이나 청산이 아닌 우리 사회 전반의 부정과 반칙, 불공정을 바로 잡는 것’이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대선에서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고 했다”면서 “민주당과 대통령은 부끄럽지 않은가. 민주당 대표가 직접 국민께 해명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은 “문자를 보낸 적이 없다”는 내용의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반박에 나섰다. 지난 5월과 6월에 각각 청와대와 정부부처 파견 희망자를 파악한 적은 있지만 해당 내용과 무관한 조사였다는 주장이다.
일반적으로 집권 여당에서는 부족한 청와대 인력을 보강하고, 당청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당직자 일부를 청와대로 보낸다. 부처 파견도 인사교류차원에서 당 수석전문위원과 해당 직책의 공무원이 1대 1로 교차 근무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해명에도 논란은 쉽게 가라앉기 어려울 전망이다. 민주당이 인사적체를 공공기관에서 해소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남는다. 이전 정권에서 전문성이 꼭 필요하지 않은 정무직 성격의 공공기관장 자리에 정치권 인사들을 내려보낸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