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우리나라 스마트폰 데이터 요금이 전세계에서 두 번 째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핀란드의 7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7일 핀란드 국제 경영컨설팅 업체인 리휠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4G 가격 책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이 집계됐다.
리휠은 지난달 유럽연합(EU) 28개국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등 총 41개국 내 최소 무료통화 1천분과 고화질(HD) 영상용 초당 3메가비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요금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한국은 1기가바이트(GB) 당 가격이 13.9유로(약 1만7906원)로, 16유로를 웃돈 1개국에 이어 2번째로 비쌌다. 1위 국가명은 공개되지 않았다. 캐나다가 9.6유로로 3위, 미국이 7유로로 5위였다.
반면 핀란드는 한국에 비해 70분의 1 수준인 0.2유로(258원)로 가장 저렴했다. 지난해 하반기(11월 기준) 조사 때보다 한국은 0.5유로 상승하고 핀란드는 0.1유로 하락해 격차가 45배에서 70배로 확대됐다.
한국은 30유로(3만8646원) 이하 4G 요금제로 사용 가능한 데이터 양면에서도 1GB로, 41개국 중 39위에 그쳤다. 30유로 이하로는 데이터를 이용할 수 없는 그리스와 몰타를 제외하면 가장 비싼 셈이다.
핀란드와 덴마크, 네덜란드, 스위스 등 10개국이 무제한이었으며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라엘, 스웨덴, 폴란드 등 6개국은 100GB 이상이었다.
무료통화가 제공되지 않는 모바일 브로드밴드 요금제의 경우 30유로로 사용 가능한 4G 데이터의 양은 한국이 22GB로 41개국 중 공동 34위였다.
아울러 핀란드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 9개 국가가 데이터를 무제한 제공했지만 캐나다는 2GB로 가장 적었다.
리휠은 보고서에서 “한국과 캐나다, 미국 내 데이터 중간 가격이 프랑스 시장의 경쟁력 있는 4개 이통사 중간 가격인 0.8유로와 동떨어진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 이통사들이 데이터 가격을 과도하게 부과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이통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리휠의 조사 결과 발표 당시 “국내 고객이 많이 이용하는 요금 패턴과 맞지 않거나 한국의 우수한 데이터 이용 환경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반박하는 등 조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리휠의 조사가 국내 이통3사 요금제 12개의 중간값을 택했지만 나라마다 조사에 포함된 요금제 개수 등이 다르며 국내 25% 선택약정 요금할인 제도와 알뜰폰 사업자 등이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리휠 조사 결과가 절대적 기준은 아니지만 최근 자체 조사에서도 프랑스 등에서 2만원대에 1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한국 이통사 요금제가 매우 비싼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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