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 초기, 통신사 KT에서 토목 연구원으로 근무
최병철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에 진학해 토목공학으로 석사까지 마친 이후 통신업체인 KT에 입사했다. 당시 KT에서 토목이 필요하다고 학교 측에 요청이 와서 입사하게 됐다. KT에서 토목 관련 연구를 3∼4년 연구했다. 이후 연구개발 기획 파트로 가서 사업관리를 했다. 당시 토목 관련 R&D 연구원은 가 40여명 있었다. 최근 KT 아현지사에서 발생한 화재 지점도 통신구인 지하터널에서 시작됐다. 통신구도 터널이다. 작은터널이 아니다. 높이가 2미터 폭이 1.5미터 이상 된다. 일반인들은 KT에 토목이 왜 필요한지 모른다. 이른바 특수 토목이다. 당시에 통신구를 계속 짓고 있을 시기라 관련 연구가 필요했다. 서울의 경우 모든 전화국이 통신구로 연결돼 있다. 1990년대 초부터 1996년까지 얘기다.IT 기획자로 승승장구
이후 R&D 기획·관리 분야에서 근무를 했다. 당시 KT 연구원은 1200여명으로 1년에 R&D 비용으로 지출하는 자금이 연간 7천억 규모로 천문학적이었다. 대학 선배가 IMT 추진본부장으로 갔다. 선배를 따라 KT내 무선파트로 1998년도에 이동해 통신서비스·기획 파트 부문에서 12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KT의 자회사인 KTF로 자리를 옮겼다. 이동통신에서 개발된 거의 모든 서비스는 제가 개발했다. 지금의 인프라를 다 만들었다. 특히, 당시 문자서비스의 경우 45글자로 제한적이었는데 롱메시지라는 서비를 개발한 것이 대박이 났다. 서비스·기획 개발만 담당하며 KTF에서 상무까지 근무했다. 나중에 KT와 KTF가 합병을 하고 1년 후에 합병을 하자마자 퇴사했다. 솔직히 KT문화가 싫어서 도망 나왔다. 어쨌든 KT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나왔다. 실패를 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 기업문화가 나를 도전적으로 만들었다.회사 창업 계기는
회사를 퇴사할 당시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그만둔 것은 아니었다. 일단 일을 하기 싫어서 그만뒀다. 20년동안 정신없이 일만 했다. KTF에서 월급을 받을 만큼 받아서 집도 있고 와이프도 직장 다니고 있어서 먹고사는데 걱정을 안했다. 2010년에 그만두고 1년 전세계 혼자 여행을 다녔다. 1년여 정도 쉰 이후 노는 것도 지겨워지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볼 것인지 고민하던 시기에 그래도 사회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게 IT쪽 개발기획이니까 비슷한 사업을 펼쳐볼 것을 고려중이었다. 때마침 KT 협력사의 임원으로 있던 친구가 사업을 시작한 지 7∼8년 되던 시기였는데, 회사가 거의 망해 있었다. 그 회사의 지분을 100% 인수하고 시작한 게 지금의 스마트구루다. 스마트구루 설립년도는 2005년도지만 제가 인수한 2011년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스마트구루가 됐다.스마트구루는 어떤 사업을 하나
스마트구루의 사업영역을 한 마다디로 말하자면 IOT와 AI를 접목한 SI(시스템통합) 사업을 하는 IT기업이라 정의할 수 있다. IT업계에서는 IOT는 구닥다리 용어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요즘에는 죽은 물건에만 적용하는 사물인터넷(IOT)에서 더욱 확장된 의미로 살아있는 생명체까지 적용하는 IOE가 대세다. IOE의 ‘E’는 Everything(모든 것)을 의미한다. 스마트구루가 진행하는 사업은 IOE 분야에서도 스페셜한 파트다. 예를 들면 현재 진행 중인 융설시스템의 경우 겨울에 도로에 눈이 오면 센서를 통해 중앙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통제해 눈을 녹여준다. 이런 시스템을 2년 넘게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공공파트에 납품된다. 아이들이 많이 오가는 학교 앞이나 노인들이 다니기에 위험성이 있는 언덕길 같은 곳에 설치할 예정이다.IOE의 적용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IOE 서비스의 핵심은 경제성이다. 그동안의 무선망은 비쌌으나 최근 들어 SK텔레콤이나 KT 등 통신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MBIOE가 나와 저렴하고 경제적이다. 이에 따라 LPG가스 충전소에도 적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가스가 20% 남았다만 자동으로 연락이 가서 충전하도록 지시한다. 이 기술은 수도검침 영역에도 적용되고 있다. IOE는 산업전반에 걸쳐 이미 확산돼 있다. 스마트구루는 대기업과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은 힘들다는 판단 하에 조그마한 프로젝트라도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는 스페셜 분야에 전념한다. 예를 들면, 거대한 교량의 경우 탑재돼 있는 수만 개의 센서데이타를 통해 무선으로 측정해 해당 교량의 어느 부분이 위험한 지를 미리 예고를 해준다. 이처럼 산업안전에 관련된 건 다한다. 최근에는 IOE에 AI를 접목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교량 관리의 경우 센서가 붙어져 있으면 데이터가 온다. 기존에는 이상이 있는 데이터만 유효한 밸류로 보고 해당 부분만 체크하고 넘어갔다면, AI를 접목시키면 이상 없는 부분까지 수백만개 데이터를 앉은 자리에서 다 볼 수 있다. 이상이 있는 부분이 발생될 것을 미리 예측한다. 천문학적인 데이터에 대해 사람이 본다고 가정할 경우 0.1%만 본 수 있다면 AI는 전체 데이터를 보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예측해 준다. 사람이 나무만 본다면 AI를 통해 숲 전체를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런 프로젝트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것이다.이런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은 국내에 몇 개나 되나
별로 없다. 각자 단편적으로 한다. 나는 토목을 전공했기 때문에 토목 관련 업무를 계속 IT쪽에 접목시키고 있다. 엘리베이테에도 적용된다. 엘리베이터 고장관리가 현재는 초보 수준에 가깝다. 고장이 나야 수리기사가 현장에 출동해서 수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AI를 접목시키게 되면 미리 어느 엘리베이터에 어느 부품을 교환해야 하는 것이 가능하게 돼 수리기사의 스케쥴 관리까지도 가능하다. 스마트구루는 ‘산업안전의 예언자’다. 대기업이 진행하는 대형 프로젝트는 막대한 자본력이 선행되야 하기 때문에 우리 같은 중소기업이 하기에는 버겁다. 하지만 산업안전과 같은 스페셜한 분야는 스마트구루와 같은 중소기업에서 얼마든지 수행 가능한 영역이다. 또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도 큰 잇점이다.사업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
스마트구루는 원래 SI(시스템통합) 프로젝트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 때는 직원이 85명까지 있었다. 하지만 국내 IT 산업은 첨단산업이기도 하지만 3D업종이기도 하다.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부가가치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인건비 따먹기다. KT에서 근무할 당시 내가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입장에서 분석을 해보면 마진이 20%는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익구조가 급격히 악화됐다. 대기업들이 단가 후려치기도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소프트웨어 단가가 법적으로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회사별로 출혈경쟁도 벌어졌으며, 개발자들의 급여도 치솟았다. 중소기업에서는 사람구하기 힘들고 인건비는 높아지고 도저히 생존하기 힘들었다. 그때부터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85명 직원을 30명까지 줄였다. 대기업은 규모의 경제를 벌이며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어떻게든 인력들을 끌고 갈 수 있겠지만 중소기업은 한 달 일감이 없어지면 직원 1년 월급이 날아가게 된다.현재 주력하는 분야는
리튬 2차전지 배터리 부문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리튬인산차 배터리를 적용해 인증시험까지 마친 상태다. 계약은 KT를 비롯해 몇 개 업체와 추진 중에 있다. 리튬이온배터리와 ESS(전기저장장치)를 세트로 만들어서 납품할 예정이다. 올해 매출이 10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AI가 80억원을 차지한다. 나머지 20억원 정도가 SI쪽이다. 앞으로는 배터리 사업과 AI적용분야 중 챗봇에 전념할 계획이다. 특히, 챗봇은 시범적용 단계까지 갔다. 뿐만 아니라 내년에는 금융권 부문까지 진출할 방침이다. 챗봇엔진 한다는 기업이 국내에 17개가 있는데 제대로 하는 곳은 스마트구루를 포함해 3곳 정도라 본다. 또한 배터리 부문의 경우 100메가 와트를 수주한다고 가정했을 때 매출로 환산하면 300억원 규모다. 내년 ESS 시장이 1조5천억원 규모다. 이는 자동차에 들어가는 2차전지 배터리를 제외한 수치로 잠재력이 넘치는 시장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