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정우 기자]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추가경정예산의 베일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18일 당정협의를 통해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안전확보와 민생경제 긴급 지원을 위한 2019년 추가경정예산 편성방향에 대해 논의를 했다.
당정은 미세먼지 저감을 비롯한 국민안전강화와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한 추경안을 4월 중 국회에 제출하고, 5월 내 추경 처리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강원·포항 지역 예산 편성
우선 강원도 산불 피해 지역 지원을 위해 강원 고성 등 5개 특별재난지역 내 이재민·취업취약계층 생계안정을 위해 희망근로를 2천명 이상 추가 지원하고, 벌채·조림·임도개량 등 산림복구, 소방헬기 등 장비 보강과 산불특수진화대 인력 확충 방안 등을 금번 추경에 반영하도록 했다.
포항지진 피해 지원을 위해서는 지열발전 현장의 안전관리 강화,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자금의 포항지역 특별 지원, 지역공동체 일자리, 전통시장 주차장 등 민생 지원, 포항 흥해 특별재생사업 매칭비율을 70→80%로 상향 조정하고, 지역 SOC 사업도 지원하기로 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세먼지 대책과 관련해서는 미세먼지 8법의 국회 통과 후 정부와 민간의 효율적인 정책추진을 위해 이번 추경에 노후경유차 조기폐차 20만대 이상 최대 물량을 추가 지원하고, 건설기계 엔진 교체, 소규모사업장 방지시설 및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설치 지원, 가정용 저녹스(NOx) 보일러 보급 확대 등 미세먼지 저감 핵심사업의 지원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민간의 규제이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자부담은 대폭 완화하고 국고보조율은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저소득층․영세사업장 옥외근로자 25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마스크를 보급하고, 사회복지시설․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에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등 국민건강 보호를 위한 사업을 대폭 확대하여 추경에 반영했다.
도로․철도․하수도․농촌수리시설․하천 등 노후 SOC 안전투자를 앞당겨 추진하기 위한 예산을 반영했다.
고용․산업위기지역 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긴급자금을 공급하고, 일자리사업의 기간을 연장하는 예산도 반영했다.
최근 수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으므로, 수출시장 개척과 중소업체 수출 자금지원 등을 위한 무역금융 확충과 중소․중견기업 대상 수출바우처 등 맞춤형 지원방안도 포함했다.
고시원․산후조리원 등 다중이용업소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화 이전 개원한 업소(1천826개소) 지원방안도 적극 검토한다.
당․정은 향후 국회 심의과정에서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추경 예산안을 조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이번 추경의 핵심은 강원도 산불 피해와 포항지진발생 피해 지역에 대한 지원과 미세먼지 대책 마련 그리고 경기 부양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당정은 추경 예산안의 조속한 처리를 하기로 하면서 이번달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에게 유리한 재해 추경
핵심은 자유한국당의 태도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 예비비 집행 후 추경 원칙 하에서 충분한 지원을 약속한다”며 “재해 추경만 분리해 제출한다면 재해 추경에 대해서는 초스피드로 심사해 추경안을 통과시키겠다”면서 추경 분리론을 이야기했다.
강원도 산불 발생 이전에 자유한국당은 추경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발생 이후 좀더 적극적인 태도로 전환됐다.
하지만 선심성 추경은 안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에 대해서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이 강원도 산불·포항 지진·미세먼지 등 재해 추경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자신들의 지역구에 그만한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강원도 고성·속초는 이양수 의원의 지역구이고, 강릉 역시 권성동 의원, 동해는 이철규 의원의 지역구이다.
포항은 박명재·김정재 등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이기에 재해 추경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이들 지역의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나쁠 것이 없다.
여기에 미세먼지 추경은 부산 등 항만 일대 혹은 경북 공단 지역을 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유리한 추경이다.
다시 말하면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재해 추경을 반대할 경우 이들 지역의 민심이 돌아서기 때문에 재해 추경에는 보다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유한국당은 재해 추경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재해 추경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총선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