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동심' 이용한 마케팅...수십만 원 대여비 '탐욕' 논란
아이와 퍼레이드 보러 와서 남의 애 구경한다
행진 한 번에 최소 20만 원에서 70만 원 훌쩍, 기분 좋게 놀러 왔다가 맛보는 박탈감
[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예전에는 사연으로 당첨됐던 걸 이젠 돈으로 만들어 주는 이벤트가 됐네...동심 다 박살”
롯데월드 어드벤처 1층에서는 시간대별로 어린이가 함께하는 다양한 컨셉의 퍼레이드 행사가 진행된다. 본래 롯데월드가 자체적으로 사연을 받아 진행되는 행진 이벤트였지만, 2017년도부터 제휴업체에서 관리 및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확 오른 대여비다. 코로나 이전 롯데월드가 자체 운영하던 시기에는 10만 원 남짓했던 비용이 거품처럼 늘어난 것이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퍼레이드 참여를 위해서는 샤론캣 드레스샵에서 분장이 필요하다. 드레스와, 헤어, 분장, 주얼리 등에 따라 가격은 20만 원에서 55만 원 정도다.
여기에 단순 퍼레이드 행진이 아닌 4인승 트램 차량에 탑승 시 최소 5만 원이 추가되고, 프리미엄급 1·2인승 컨셉 차량에 탑승하려면 70만 원에 육박하는 비용이 나온다.
의상과 탑승 차량이 좋아질수록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가격대에, 각종 커뮤니티에는 아이들의 동심과 추억을 인질 삼아 돈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제휴업체가 담당했을 때 수익이 더 짭짤한 만큼 롯데월드가 자체 운영을 폐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해당 손님참여형 프로그램은 2017년부터 현재의 파트너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손님에게 의상 및 참여방식 등 더욱 확대된 선택권을 드리고자 운영방식을 변경하게 됐다”고 전했다.
비용 문제뿐만이 아니다. 퍼레이드 행진 시 기존 관람객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면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광경을 마냥 즐거워할 순 없다. 공주 옷을 입고 멋진 차에 올라탄 또래 아이를 부러워하는 자녀를 보며, 똑같이 해주고 싶은 부모 마음만 무거워지는 꼴이다.
한 관람객은 "내가 이들을 낳아야 했는데 딸을 낳은 게 후회가 될 정도다"고 한탄했다.
예전과 퍼레이드 구성과 진행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도 불만의 이유가 됐다.
“원래처럼 맨 뒤에 배치하든, 차라리 유니버셜처럼 맨 앞에 나오면 다들 기대에 차 있는 상태라 더 환호받았을 텐데. 중간에 배치할 거면 사전에 구역 안내를 하든지 했어야 함. 엄연히 다른 입장객들도 본인 돈 주고 들어온 건데 왜 공연 대신 남의 애를 봐야 함? 애들 안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귀엽지도 않고, 추억 만들기? 다른 사람한테 피해 안 가는 선에서 해야지 피해를 주면 그냥 민폐 만들기임.”
불특정 아이들이 퍼레이드 한 가운데를 행진하는 행위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관람객에게는 민폐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퍼레이드에 참석한 아이의 부모들이 관람객들 사이로 사진 촬영을 진행하면서 정작 관람객들은 제대로 구경하지 못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롯데월드 측은 “롯데월드 퍼레이드 공연은 정해진 동선을 행진하며 진행하는 공연이며, 손님들이 어디에 위치해 있더라도 공연의 첫 시작과 마지막을 모두 관람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컨셉에 맞는 옷 입혀서 애들도 좋아하고, 한 명씩 연기자랑 짝지어서 퍼레이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도 있게 했는데.. 요즘은 그냥 공주 옷밖에 없고 뭉쳐서 있으니까 어울리지도 않고 끼워 맞춘 느낌…”
소비자들은 비슷한 공주, 왕자 의상을 입은 아이들이 행진 한가운데에 뭉텅이로 배치돼 기존 퍼레이드의 느낌이 사라졌다고도 비판했다. 롯데월드에 따르면 “손님 참여 프로그램 역시 퍼레이드 공연 기획에 포함된 유닛으로, 스토리에 맞게 공연을 연출하고 있다”라는 설명이다.
롯데월드를 이용했던 한 소비자는 "이제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 롯데월드에 가기가 두려운 상황"이라면서 "동심을 이용한 과도한 마케팅이 너무 '탐욕'스러워 보여 눈살이 찌푸려졌다"고 말했다.
놀이공원에 놀러 온 특별한 날 기분만 상해 귀가하는 관람객들이 늘고 있는 상황 속,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른 이용객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롯데월드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