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국의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칼럼] 강국의 힘의 원천은 무엇인가?
  • 천기덕 천기누설 연구소장
  • 승인 2019.08.1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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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반만년의 역사와 인구 5천100만으로 세계인구의 0.7%, 국토가 세계의 0.07%를 차지하는 대한민국은 G20에 들어간 지 몇 년이 흘렀다. 또한 소득 2만불에서 12년만에 3만불을 겨우 넘어섰다. 빨리빨리 국가가 엉금엉금 기어서 이룬 창피한 일이다. 더군다나 세계사상 전례가 없는 반세기의 일관된 고도성장은 2004년을 변곡점으로 둔화하기 시작한 것을 필자는 피부로 느끼고 있다. AI 시대의 카이로스 시간은 10배 가속화 됐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성장의 기폭제가 된 운명의 결단이 변곡점을 가져오게 된 된 시점이 몇 차례 있다고 생각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인프라구축인 경부고속도로의 건설이다. 그 후 경제개발 5계년 계획, 그중에서도 3차 계획이 경공업에서 중화학 공업으로 전환하게 된 어렵지만 의미 있는 변화였다. 산업화의 눈부신 발전과 수출 드라이브 정책은 자원이 빈약한 한국을 꿈과 끈기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끌었다. 정신적 지주는 “잘살아 보자”는 국민적 리더십과 똘똘 뭉친 단합이었다. 탈냉전과 규제의 완화 WTO와 경제영토의 확장은 가속도를 더하게 됐다. 급속한 IT의 발달 또 미래를 꿰뚫어 보는 기업가들의 사생결단의 전력투구와 굶주린 기업가 정신의 덕택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중 산업의 쌀인 반도체 진입이 돋보인다. 1983년 2월 6일 이른바 도쿄선언은 한국기업의 위상을 굴지의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솟게 한 놀라운 일이다. 물론 간절한 기업가들의 무서운 결단과 빈틈없는 노력에다가 정치인들과 한마음이 된 비전의 방향과 절박한 목표가 그 어느때 보다 좋은 운명공동체적 협업의 바탕이 됐다. 사심없는 본질에 충실한 思心의 결연한 공동의 의지 덕분이다. 1997년 외환위기에 속수무책 무지와 오만의 혹독한 난세를 극복하면서 내성이 생긴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의 파고 속에 동력이 약화되고 그 후 브랫시트 등 보호무역, 거꾸로 관세장벽 등 녹록치 않는 장애물들이 난무하게 됐다. 건국이래 930여회의 외침에도 굳건히 지켜오던 국운은 최근 몇년동안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형국이어서 씁쓸하다. 이런 시점에 우리의 각오를 다지는 마음과 강국의 특성을 살펴보도록 하자. 강국의 첫번째 요소는 정직한 품격에 있다. 그것은 진솔, 청렴을 바탕으로 한 굳건한 의지와 믿음이다. 냉정하게 반성해 보면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팩트(fact)를 찾느라 허비 하고 있는가? 無信不立이요 本立道生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에 신뢰가 없으면 그 어떤 것도 설 자리가 없고 근본이 서야 도가 생긴다.도는 인간이 마땅히 지키고 실행하여야 할 도리이다. 일찌기 공자는 제자 안연에게 克己復禮의 질문을 받고 예가 아니면 보지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고 움직이지 말라고 가르쳤다.(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 Benjamin Franklin의 “Honesty is the best policy.”에도 드러나 있는 덕목이다. 동서양 다를 게 없다. 삼강오륜에도 있고 성경에도 있는 금과옥조이다. 믿음이 있어야 충성심이 생기고 의로움이 있게 된다. (以信稱義)義는 수오지심의 발로이기도 하다. 믿음이 곧 품격을 갖춘 예이고 듣고 보고 말하고 행동하는 인간의 도리에 다 녹아들어가 있어야 한다.五常중의 하나도 禮다. 시비를 가리는 중요한 잣대이기도 하다. 정직한 신뢰기반이 튼실해지면 의소통의 질은 향상되고 속도는 빨라진다. 또한 사회적 동물의 필수적 요소인 협업의 효과와 성과가 배가 된다. 누가 협업하는 자를 당할 수 있을까? 떼지능, 역량 레버리지와 다양성의 총화로 이룩하는 성과는 그 누구도 따라잡을 수가 없다. 어찌보면 주식회사 미국의 melting pot collaboration이 잘 대변해 주는 예인 것 같다. 이를테면 다양성의 교집합 같은 것이다. 그것은 제약없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나오는 창의성이다. 각기 다른 개성이 가져오는 신선함, 혁신의 새로움이다. 두 번째 요소는 감사한 마음 곧 겸손에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말처럼,자기존경과 수련에 솔선수범하는 겸허함이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요소라 하겠다. 흔히 말하는 약방의 감초처럼 “Thank you”가 몸에 베어있다. 감사함을 破字해 보면 다할 함(咸)+마음 심(心)이다. 즉 마음을 정성껏 다함이다. 배려와 마음챙김이 충만한 것이다. 친절, 감사, 땀은 주고나면 이자까지 보태어져 돌아온다는 무메랑 효과가 있다. 스스로에게도 마찬가지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더 충실하게 임하게 된다. 감사가 긍정적으로 전파, 확산되면 세상은 밝아지고 갈등의 소지가 줄어든다. 또한 협상에서도 극한 대립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어찌보면 下心과 양보의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양보는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주는 것이다. 그릇의 크기 곧 포용이기도 하다. 海不讓水까지는 아니더라도 용인하면 한결 갈등의 소지가 줄어든다. 용서의 말을 되새겨 보자. 容恕, ‘얼굴을 보고 마음을 같이 한다’는 충분 조건 같은 넉넉한 이해가 들어 있다. 사전적 의미를 보니 the feeling or attitude that you have no special importance that makes you better than others.의 점잖음이 들어 있다. 겸손한 태도(Attitude=100점)를 자기 절제의 규율(discipline=100점)로 삼으면 감사함이 더욱 배가 된다. 자기자신에게는 엄격한 臨己秋霜의수 신덕목이다. 곧 타인에게는 상냥한 친절, 接人春風으로서 대하는 친절한 마음도 내포돼 있다고 볼수 있다. Heaven helps those who help themselves.와 그 궤를 같이 한다. 이렇게 보니 동서고금 인간의 폐부 깊숙한 마음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의 거울로 새길 명심보감에도 같은 의미의 구절이 있다. 덕은 자신을 낮추고 공손하고 겸손한 양보에서 우러난다고 하였다.(德生於卑退) 요즘 얘기로 하면 It’s mindfulness that matters. 관건은 마음챙김으로 마음을 얻는 것 이다. 마음이 통하면 죽이 맞는다. (We can hit it off well one another as we have good rapport underneath.)고운 마음이란 글자도 참 아름답다. 마음이 고운 여자 처럼 고울 麗 마음 心이자 맑고 깨끗한 마음, 淸心이다. 우리 모두 고운마음으로 reset하자. 세번째 요소는 종교적 진지함으로 이끄는검소하고 경건한 생활철학이다. 바르고 정직함, 낮추는 겸손으로 감사함에 진지한 생활태도는 수도승 같은 자기갱생의 장이다. Warren Buffet나 Bill Gates가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다니면서 간단한 햄버거로 한끼 떼우는 기사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본질에 집중, 몰입하는 구조자적 진지함의 추구는 일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보인다. 껍데기는 가라. 피상적이고 지엽적인 것에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본질적인 정수에 촛점을 둔다. 우선순위는 늘 중요한 핵심에 둬야한다.(Put first things first.)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는 잘 듣는데서 태산처럼 쌓을 수 있다. 오바마의 현인 워런 버핏은 후계자의 자질을 언급하면서 3가지 암(Cancer)에 걸리지 않은 사람은 일단 후보군에 들어갈 자격이 있다고 선언하였다. ①건방지지 않은 사람 (Arrogance) ② Bureaucracy (관료주의적이지 않은 사람– 요즘 회자하는 규제타파) ③ 무사안일 (Complacency)에 빠져 있지 않은 사람이 그것이다. 역사와 비근한 사건들이 얼마나 웅변으로 우리를 깨우쳐 주고 있는가? 성공에 도취하는 순간 몰락이 시작된다. 어제의 주요 성공요인이 오늘, 내일엔 장애요인으로 돌변할수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단사표음(簞食瓢飮)이란 말이 논어에 나온다. “어질도다, 안회여. 한 대그릇의 밥을 먹고 한 쪽박의 물을 마시면서 누추한 곳에 살면 다른 사람은 그 근심을 견디어 내지 못하거늘 안회는 즐거움을 잃지 않는구나. 어질도다, 안회여.(賢哉回也. 一簞食一瓢飮在陋巷, 人不堪其憂, 回是不改其樂. 賢哉回也.)” 산천계곡 먹는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고 시간이 아깝다. 지구촌 인구의 약 27%가 비만을 앓고 있지 않는가?삶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자칫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다가 저녁을 굶는 삶이 될수 도 있으니 본질을 잊지 말아야한다. 무식과 오만, 꺽이지 않는 절대적 편견,양보를 모르는 목숨을 건 평행선 치닫기,달콤함에 빠져 덫에 걸리는 우, 표에 쏠려 대의를 잊는 협량함, 우린 너무 너무 비극적 종말을 많이 보지 않았는가? 챔피언의 패배,한 국가의 파탄, 기업의 도산의 이면에는 거의 공통된 원인과 이유가 있다. 경쟁과 효율을 바탕으로 굳건한 3가지 철학이 바탕에 깔려 있는 국가가 강국이다.

* 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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