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화 그 낮은 꽃을 보려면 그 앞에서 고개 숙여야 한다.
그 앞에서 무릎도 끓어야 한다. 삶의 꽃도 무릎을 꿇어야 보인다.
- 아동문학가 박두순 ‘꽃을 보려면’ 중에서 -
오늘의 역사: 아시시의 성인 프란체스코(1182~1226) 타계
13세기 초 로마 가톨릭교의 수도사로 프란체스코회(프란체스코 수도회)를 설립하여 세속화된 로마 가톨릭교회의 개혁 운동을 이끌었다.
이탈리아 고대 도시 아시시에서, 예수처럼 말구유에서 태어남. 그는 부유한 상인을 아버지로 둔 덕에 젊어서는 쾌락을 즐겼으나 이웃 도시와의 전쟁에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히고 병까지 얻기도 함. 27세 때인 어느 날, “무너져가는 나의 집들을 다시 세우라”는 예수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 길로 가족을 떠났으며 재산과 명예를 버렸음. 다시 태어난 그는 갈색의 농민복장에 '청빈 순결 순종'을 상징하는 세 겹의 밧줄을 허리에 매고 가난한 자, 병든 자의 친구가 됨. 몇 명의 제자와 탁발(托鉢)하는 수도회를 만들었는데 그 수가 3,000명에 달했다. 자신은 무소유의 길을 걸었어도 물질세계를 부정하지 않았고 철저하게 사회속으로 파고들었으며, 학문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아 많은 신학 교수들을 배출했음. 1224년 9월 라 베르나산(山)에서 40일간 금식할 때, 예수와 마주쳐 그의 손과 발목, 옆구리에 참을 수 없는 고통과 손과 발에 못 자국이 생기는 신비체험을 하게 됨. 이때 얻은 상처에 눈까지 멀어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늘 미소를 잃지 않았다. 1226년 10월 3일, 고향에서 선종함. 2000년 기독교 역사상 예수를 가장 많이 닮은 성인이었고, 중세 최고의 지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