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요구가 높아지자 대학이 등록금의 약 10%를 학생들에게 돌려줄 경우 그에 비례해 재정적 보전을 해주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결국 혈세로 대학을 지원해주는 격이 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사태로 인해 분노한 청년을 달래기 위해 국가 재정은 아예 무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비대면 수업으로 학습권 침해
대학생들은 올해 1학기 내내 컴퓨터 앞에서 수업을 받았기 때문에 학습권 침해와 온라인 강의의 질 문제 등을 제기하면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대학들은 비대면 수업을 실시한다고 해도 투입되는 인건비 등 비용과 수업의 질에 대한 불만은 일반화할 수 없기 때문에 등록금 반환에 반대하고 있다.
청년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정치권에서는 등록금 반환 문제를 고민하게 됐다. 문제는 대학이 등록금 반환 결정을 내리면 ‘긴급지원금’ 명목으로 자금을 집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점이다.
각 대학들이 학생들에게 돌려줄 등록금 비율을 10% 내외로 추산했다. 이에 학생 1인당 돌아갈 금액이 대략 30~40만원대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6천10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국회에서 심의를 해주면 재정저긍로 어려운 대학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국회 교육위는 각 대학의 자구책 마련에 대한 재정적 보전을 위해 고등교육 긴급지원금 명목으로 1천951억원의 신규 증액을 의결했다. 사실상 등록금을 반환하는 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해준다는 것이다.
등록금 반환을 혈세로 충당?
문제는 등록금 반환을 혈세로 충당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강하다는 점이다. 3차 추경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목적이 있지만 등록금을 돌려준 대학에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과 경제 위기 돌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기획재정부에서는 난색을 표했다. 대학 등록금 반환을 혈세로 보전해준다면 결국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세입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결국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하는 것 이외에 방법이 없다. 국채를 발행하면서까지 등록금 반환을 한 대학에 혈세로 보전해줄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비판 여론은 뜨겁다.
일각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따른 청년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등록금 반환을 혈세로 충당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결국 국가 금고를 생각하지 않고 당장 분노한 청년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국고에 손을 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3차 추경에 대해 철저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있다. 하지만 상임위가 지난달 29일 구성되고, 오는 3일 본회의를 열어 추경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계획이기 때문에 나흘 밖에 시간이 안된다.
이런 이유로 졸속 심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그 비판에는 대학 등록금 반환을 혈세로 충당한다는 것에 대한 비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