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지난 6월 발생한 광주 학동 건축물 붕괴 참사로 건축현장 안전사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역건축안전센터 설치가 의무화됐지만 전국 지자체들이 외면하고 있는데다 전문인력 확보조차 안하고 있지만 관리감독에 나서야할 국토부는 제대로 된 실태파악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7월 기준 지역건축안전센터 설치가 의무화된 지자체는 전국 17개 광역시·도(세종 제외)를 포함해 총40개로 이 중 16개(40%) 지자체만이 설치를 완료했다.
11개 광역시도 미설치
광역시·도 중에서는 서울, 경기, 인천, 강원, 울산, 세종 등 6개 광역시·도만이 설치를 완료했고 광주, 전남, 전북 등 나머지 11개 광역시·도는 아직까지 미설치 상태이다.
또 인구 50만 이상 설치 의무화된 24개 기초단체 중에서도 서울(강남구, 노원구, 송파구, 강서구), 경기도(고양시, 화성시, 부천시, 안양시, 시흥시), 충북(청주시), 전북(전주시) 등 11개(45%)만이 설치를 완료하는데 그쳤다.
반면 인구 50만 미만 전국 203개 기초단체 중 서울(21개), 경기(4개), 대전(1개), 경남(1개) 등 27개 기초단체와 세종시는 의무대상은 아니지만 지역건축안전센터를 설치해 수도권 편중현상이 나타났다.
지역건축안전센터는 지난해 12월 건축법이 개정됨에 따라 오는 2022년까지 인구 50만 이상 도시는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고 그 외 지역은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지자체의 건축행정이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하고 건축인·허가 및 현장점검 등 기술적인 부분을 전문적으로 검토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설치 의무 벗어나
하지만 설치기준이 인구 50만으로 한정되면서 주요 광역시·도의 기초단체들은 대부분 설치 의무에서 벗어나 열악한 건축행정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데도 국토부는 이에 대한 실태파악과 지원방안 마련 등 관리감독에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광주 동구의 경우 지방 대도시의 기초단체이지만 인구수가 10만명 수준으로 대형참사에도 불구하고 설치의무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사각지대로 남게 될 처지이다.
이와함께 건축법 시행령 제43조는 건축사, 기술사 등 전문 인력 배치를 의무화 하고 있지만 설치된 44개소의 전문인력은 건축(36명), 구조(21명), 기타(8명) 등 총65명으로 1개소당 1.4명에 그치고 있다.
심지어 서울, 서울 중구, 인천, 대전 유성구, 경기 고양시, 경기 파주시, 경기 광주시, 경기 과천시 등 8개 지역건축안전센터는 전문인력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 의원은 “지방의 여건은 감안하지 못한 채 인구 기준으로만 지역건축안전센터 설치를 정하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며 “광주 동구 학동 참사로 지방의 건축안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인접한 2개 기초단체를 묶어서 설치하는 방식 등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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