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리뷰] 삼성전자 주주총회, 소액주주들의 반란 현실화되나
[산업리뷰] 삼성전자 주주총회, 소액주주들의 반란 현실화되나
  • 이영선 기자
  • 승인 2022.03.14 1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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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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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오는 16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진통이 예고됐다. 소액주주들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부결 운동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이 어떤 행동을 보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여러 사내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발동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소액주주들 “주총 당일 두고 보자”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주총 당일 두고 보자”는 글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소액주주들이 현재 삼성전자를 심판하는 것은 주주총회 때 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반대표로합심해서 자신들의 힘을 경영진에게 보여줘야 한다는 성토의 글들도 있었다. 게다가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액주주 대표를 선출해서 내보내자는 분위기도 있다. 이같이 소액주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이른바 ‘게임 최적화 서비스(GOS)’ 사태와 주가 부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S22’를 출시하면서 과도한 발열을 막기 위해 해상도나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주된 성능을 제한하는 GOS 기능을 탑재했다. 그러면서 기존에는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었지만 갤럭시S22에서는 강제적인 조항이 됐다. 이로 인해 소비자 불만이 속출했고, 급기야 집단소송까지 이어졌다. 스마트폰 사업의 수장인 노 사장의 이사 선임에 대해 소액주주들이 불만이 높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 11일 뒤늦게 GOS 강제 실행 기능을 해제하고, 노 사장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과를 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7천400여명이 가입한 네이버 카페 '갤럭시 GOS 집단소송 준비방'에선 법무법인 에이파트와 함께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소송 참여자는 2000명 안팎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결심은

이같이 소액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노 사장의 이사 선임 보이콧에 나서면서 국민연금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은 공시를 통해 경계현·박학규 후보에 대해서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김한조·김종훈 후보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훼손과 주주권익 침해행위에 대한 감시 의무 소홀’을 들어 선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이 8.69%이기 때문에 반대표에 힘을 발휘할 가능성은 낮지만 국민연금이 반대한다면 그에 따른 정치적 파장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이날 주총에서 노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주총장에서 사과를 하고,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액주주들이 화가 나는 이유는 소통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GOS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했다면 사태로 번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다. 하다못해 직원들의 목소리라도 귀를 기울였다면 GOS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이런 이유로 분노한 소액주주들을 달래는 작업을 주총장에서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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