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두기 거의 마지막 단계인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지난 2일부터 해제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제 마스크를 벗고 시내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립스틱 소비와 하이힐 소비가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출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이 각선미를 자랑하기 위해 하이힐을 신고자 하는 욕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소비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하이힐은 남성 귀족들의 패션 용품이었고, 신분을 나타내는 중요한 수단이었다.
중세 이전에는 남성 전유물
하이힐의 기원은 기원전 3500년경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위층일수록 높은 지위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하이힐을 신었다.
가장 높은 하이힐을 신는 것이 곧 신분을 나타내는 것이었다. 그것은 하위계급 사람들보다 자신이 좀더 높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용도이다.
이런 이집트에서의 하이힐이 그리스와 로마 제국을 통해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이러면서 중세 유럽에서는 남성 귀족들이 하이힐을 신는 것이 신분의 과시로 여겨졌다.
또 다른 용도는 말을 탈 때 발걸이에 발을 잘 걸 칠 수 있기 위한 용도였다. 중세 남성 귀족들이 말을 자주 타다보니 평범한 신발보다 하이힐이 더 맞는 용도였다.
오물 피하기 위한 용도??
일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부분 중에 하나가 중세에 거리의 오물을 피하기 위해 하이힐을 신었다는 것인데 사실 하이힐은 중세 남성 귀족들의 패션용품이었다.
중세에 거리의 오물을 피하기 위한 용도의 신발은 ‘패턴’이라고 따로 있었다. 중세시대에는 집에 있는 오물을 길거리에 마음대로 버렸기 때문에 중세귀족들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그것을 피해다녀야 했다. 그래서 일본의 나막신과 비슷한 신발을 착용했다. 하이힐은 뒷굽은 높고, 앞굽은 낮지만 ‘패턴’은 앞뒤 굽 모두 높은 편이었다.
여성이 하이힐 신은 계기
하이힐은 중세 남성 귀족들의 전유물이었지만 15세기 터기 지역에서 ‘쵸핀(chopines)’이라고 해서 여성들이 신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당 하이힐의 굽은 최소한 8인치(20cm)에서 최대 30인치(75cm)였다. 활동적인 남성들이 신기에는 너무나 불편한 신발이다보니 고위층 여성들이 애용했다. 역시 자신의 신분을 나타내기 위한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해당 신발을 신으면 옆에서 시녀들이 시중을 들어야 이동이 가능했다. 따라서 귀족 여성들이 착용한 신발이었다.
남성들은 왕정시대가 몰락하고 공화정 시대가 도래하면서 그에 따라 신분의 귀천이 점차 사라지는 경향이 강하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하이힐이 퇴출 위기에 몰리게 됐다.
특히 자동차가 도입되면서 하이힐이 상당히 불편한 신발이 됐다. 기존에 말을 탈 때에는 하이힐이 유용한 신발이었지만 자동차 시대에는 유용하지 않은 신발이 된 것이다.
그러다보니 점차 하이힐은 여성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갈리기 시작했다. 다만 현대의 하이힐 개념은 그 역사가 오래되지는 않았다.
현대의 하이힐은 1954년에
현대의 하이힐 패션은 1954년 프랑스의 구두 디자이너 로제 비비에(Roger Vivier)에 의해 탄생됐다.
이는 미니스커트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미니스커트를 여성들이 착용하는 것이 현대에 들어와서이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야 미니스커트에 대해 사회적 허용을 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현대적 개념의 하이힐 역시 미니스커트의 유행과 연결될 수밖에 없었던 문제였다.
초창기 하이힐도 미니스커트나 브래지어 혹은 비키니와 같이 여성해방을 상징하는 그런 패션이었다.
사회적으로 억압받던 여성이 하이힐을 신으면서 당당한 현대여성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하이힐이 불편하다는 인식과 함께 성상품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에 따른 비판적 여론도 발생했다. 즉, 하이힐도 한때는 여성해방을 상징했지만 이제는 성상품화 논란에 봉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