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시중에 판매 중인 일부 밀키트 제품의 1인분 기준 나트륨 함량이 기준치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소비자시민모임은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소비자들의 주의를 요구했다.
소비자모임은 부대찌개(10개), 밀푀유나베(8개), 로제 파스타(7개) 등 25개 밀키트 제품의 영양성분 함량 등을 시험·평가한 결과를 발표했다.
밀키트 25개 제품 중 11개 제품이 1인분의 평균 나트륨 함량 기준치를 넘어섰다. 메뉴별 평균으로는 부대찌개 123.7%(2473.1mg), 밀푀유나베 98.4%(1967.2mg), 로제파스타 51.1%(1022.3mg)로 나타났다.
부대찌개 밀키트 중 피코크 오뎅식당 부대찌개 밀키트, 곰곰 옛날식 부대찌개, 마이셰프 UFO 부대찌개, 홈스토랑 바이 애슐리 콰트로 햄치즈 부대찌개 등 4개 제품은 1인분의 나트륨과 포화지방 함량이 모두 1일 기준치를 넘었다. 지방함량도 1일 기준치(54g)의 83.7%(45.2g)∼115.6%(62.4g)에 달했다.
부대찌개란
부대찌개란 진한 김치 양념 국물에 프레스햄, 소시지, 베이컨, 다짐육, 베이크드 빈즈 등을 넣어 삶아 끓인 찌개이다. 서양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한국음식’이다.
소시지 등이 한국에서 발명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음식이 아니라 서양음식이 아니냐고 따지는 사람들이 있지만 엄연한 한국에서 만들어진 음식이다.
6.25 전쟁 이후 우리나라에 미군이 주둔하게 되면서 주한미군 부대에 납품됐던 스팸, 소시지, 베이컨 등이 부대 밖으로 유출되면서 그것을 김치와 함께 넣고 솥뚜껑에 볶은 요리가 기원이 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흔히 미군이 먹다 버린 음식으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것은 ‘꿀꿀이죽’으로 부대찌개와는 완전히 다른 개념이다.
부대찌개는 미군에 납품하고 남은 햄이나 소시지 등을 일반 시중에 유출시켰고, 그것을 음식점들이 구입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미군이 먹다 남긴 음식으로 만든 음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초창기에는 법적으로 구입이 금지돼있기 때문에 음식점주들이 경찰에 많이 불려갔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볶음’음식이었다. 따라서 일부 음식점에서는 ‘볶음’음식으로 부대찌개를 내어주는 경우가 있다.
월남전에서???
일각에서는 월남전을 기원설로 따지는 사람들도 있다. 월남전 때 김치 통조림이 만들어졌고, 그것이 베트남의 국군 장병들에게 공수됐고, 미군을 통해 햄이나 소시지 등을 접하게 되면서 김치찌개처럼 끓여먹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주로 부대찌개는 베트남에 파병됐던 맹호부대나 백호부대 등 파월 부대 주변 식당에서 퍼져나갔을 것이다. 하지만 부대찌개는 주로 미군 주둔 지역 식당에서 퍼져 나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설득력이 다소 약하다.
라면 사리 탄생
오늘날 부대찌개에는 라면사리가 들어간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라면사리가 들어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당시에는 라면이 없었기 때문이다.
삼양라면이 탄생한 것이 1963년이라는 시점을 살펴보면 부대찌개에 라면사리가 들어간 것은 그 이후가 될 수밖에 없다.
부대찌개에 라면사리가 들어가기 시작한 이유는 1970년대 박정희 시대 당시 혼분식과 연결된다. 당시 쌀 소비를 줄이고 다른 곡물 소비를 늘리기 위해 혼분식을 장려했다.
그러다보니 곳곳에서 밀가루 음식이 섞이기 시작했다. 설렁탕에 소면이 들어간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부대찌개에도 혼분식 바람이 불면서 라면사리가 들어가기 시작했고, 그것이 오늘날까지 정착된 것이다.
서양사람에게 유행이 된 이유
부대찌개가 서양사람들이 가장 맛있어 하는 한국음식 중 하나가 된 이유는 역시 주한미군과 연결된다.
주한미군 군인들이 외출을 나오게 되면 부대 주변의 부대찌개 식당에서 부대찌개를 접하게 됐고, 미국으로 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부대찌개의 맛을 잊지 못하게 되면서 서구사회에 부대찌개의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서구적인 입맛을 맞췄기 때문이다. 소시지나 햄 등은 서구사회에서 만든 음식이고, 김치는 한국에만 있는 음식이다. 그 음식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에 주한미군 군인들로서는 자국으로 귀국한 후 그 맛을 잊지 못하면서 서구사회에 부대찌개의 소문이 퍼져나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