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새로 짓고 있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부지에서 유골 61기가 발굴됐다.
이 이사장 주택 부지에 관이 없는 토광묘 61기가 발굴돼 발굴조사를 진행했고, 현재 유골이 모두 옮겨진 상태다.
해당 부지는 일본인 부촌이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일본 군대가 용산에 주둔하면서 이태원이나 한남동 일대에 일본인이 거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일본인 부촌 마을이었다.
그리고 1945년 해방되면서 적산가옥으로 지정이 됐다. 그러면서 이태원 등의 적산가옥은 미군정이나 우리 정부에서 산업자본을 형성하기 위해 민간에게 매매했고, 그러다보니 당시 부자들은 해당 지역의 적산가옥을 매입했다.
삼성그룹 창업자 이병철 회장 둘째딸 '이숙희씨'가 1973년부터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 시작했고, 1992년 이재용 현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주인이 바뀌었는데 고모와 조카의 매매거래였다. 그리고 여기서 신혼생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 후에는 한남동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이곳을 단독주택에서 유치원으로 용도 변경을 했다. 2020년 4월 동생인 이서현 이사장이 247억 3580만 5000원에 이 집을 사들였다. 매입당시 이 이사장은 매입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공동묘지로 사용
현재 부촌이라고 일컫는 이태원이나 한남동 일대는 조선시대는 공동묘지였다. 조선 중기부터 해당 지역은 수습된 시신이나 선산이 없는 백성들의 공동묘지였다.
그러다가 일제강점기가 되고 일본 군영이 용산에 주둔하기 시작하면서 그에 따라 일본인 거주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1912년 6월 조선총독부는 '묘지 화장장 매장 급 화장취체 규칙'을 발표했고, 경성부 19곳에 공동묘지를 허가했다. 그러면서 미아리 공동묘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에 이태원이나 한남동에 있던 무연고 묘지를 대거 미아리 공동묘지로 이장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태원과 한남동에 계속해서 일본인 부촌이 생겨나면서 그 일대에 있던 이태원 공동묘지의 이장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결국 조선총독부는 1933년 만든 것이 바로 망우리 공동묘지이다.
그러나 1973년 망우리 공동묘지의 분묘가 더 이상 가득 차면서 묘지를 쓰는 것을 금지하면서 종료됐다. 이후 지속적인 이장이 됐고, 현재는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됐다.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혔던 사람들은
이태원 공동묘지는 사실상 무연고 묘지였다는 점이 슬픈 우리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중 가장 슬픈 역사는 바로 유관순 열사가 이태원 공동묘지에 묻혔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인 부촌 형성에 따라 유관순 열사의 시신도 이장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현재 유관순 열사의 시신이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가 됐다.
이에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 내 유관순 열사 추모비가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