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20년 6월 17일은 농심 켈로그가 첵스 파맛 시리얼 출시를 공식 발표한 날이다.
첵스 파맛은 2004년 12월 농심 켈로그에서 자사의 시리얼인 첵스초코 홍보를 위해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거 이벤트’에서 기호 2번 후보로 입후보한 시리얼이다.
당시 1번 후보는 ‘체키’의 첵스초코와 2번 후보는 ‘차카’의 첵스 파맛‘이었다. 네티즌들의 장난성 투표로 차카가 압도했지만 켈로그의 개입으로 무효화되고 체키가 당선되는 이른바 파맛 첵스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15년 6개월이 지난 2020년 6월 17일 첵스 파맛 시리얼을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한정판이기 때문에 현재 단종 돼서 찾아보기 힘든 시리얼이다.
선거의 이변 발생
2004년 12월 1일 농심켈로그는 초콜릿색 첵스 모양의 새로운 캐릭터 ‘체키’를 홍보하기 위해 ‘첵스초코나라 대통령’ 선출 선거 이벤트를 개최했다.
‘체키’의 경쟁 후보는 파맛 ‘차카’이다. 누리꾼들의 투표 결과에 따라 시리얼 맛이 결정된다는 설명과 공약을 내걸었다.
기호 1번 체키는 “내가 첵스초코나라의 대통령이 되면 첵스초코 안에 더 진하고 부드러워진 밀크 초콜릿맛을 넣어 줄게!”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기호 2번 차카는 “요즘 들어 나의 심기가 매우 불편해. 왜냐고? 체키가 첵스초코나라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기 때문이지! 나도 가만히 볼 수 없어서 출마했어. 내가 대통령이 되면 첵스초코 안에 파를 넣어주지!”라는 공약을 내걸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파맛을 차카 공약으로 설정해서 반대로 체키를 홍보한다는 것이 전략이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해당 이벤트가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은 차카에 호응하기 시작했다. 선거 이벤트 발표한지 11일 지난 12월 11일 체키는 1만 6천311표, 차카는 5만 9천904표를 얻었다.
이후 12월 31일 선거가 종료됐는데 농심켈로그는 정보 보안 전문 기업 CHK한강의 자체 조사를 통해 누리꾼 204명이 언테넛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부정 투표를 했다면서 4만 7천339표를 무효 처리했다. 그러면서 체키의 승리로 끝났다.
선거조작, 독재 정권 승리
그라자 누리꾼들은 농심켈로그가 ‘선거조작’을 통해 차카를 낙선시켰다면서 ‘부정선거’ 또는 ‘독재정권의 승리’라는 밈 문화를 양산했고, 패러디가 지속적으로 업로드가 됐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체키의 탄핵을 촉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아울러 누리꾼들은 계속해서 차카의 출시를 요구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누리꾼들의 장난이지만 기업과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노이즈 마케팅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
민주주의의 승리
2020년 6월 17일 농심켈로그는 파맛 첵스의 발매를 공식 선언했다. 그러면서 배경음으로 태진아의 미안 미안해를 깔았다.
그리고 곧바로 시식단이 모집됐고, 2020년 7월 1일 정식 출시됐다. CF모델은 태진아가 발탁됐고, 노래는 역시 ‘미안 미안해’였다.
누리꾼들은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면서 환영의 뜻을 보냈다. 하지만 일부 강성 누리꾼들은 파맛 첵스가 발매됐다고 해서 민주화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면서 체키를 부정선거로 대통령이 당선된 만큼 탄핵을 시키고 차카를 대통령 자리에 취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출시 이후 호불호가 갈린다는 평가가 있다. 설렁탕이나 곰탕에 넣으면 맛있다는 반응도 있고, 맥주나 소주 안주 등 술안주로 제격이라면서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타켓을 맞춘 과자라는 평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