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외모지상주의의 모순, 외모보다 내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숙한 사회
[김진혁 칼럼] 외모지상주의의 모순, 외모보다 내적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숙한 사회
  • 김진혁
  • 승인 2022.08.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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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우리 사회는 성형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로 외모지상주의 열풍이 거세다. 국내 모 기관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성형수술을 희망하는 여대생이 무려 80%에 달했다고 한다. 아름답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듯한 얼굴과 몸매는 그 사람의 건강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이처럼 외모를 숭상하는 풍조 자체는 본능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예로부터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추한 것을 싫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이성적인 동물이며 외모의 우열이 능력의 우열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면서도 왜 이렇게 외모를 중시하는가? 외모중심주의란 외모가 개인 간의 우열과 성패를 가름하는 최고의 가치라고 믿고 지나치게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성향을 말한다. 영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멋진 외모는 곧 성공이라는 연상 작용의 결과라고 한다. 최근 영국 의회에서 SNS에 신체 사진을 올릴 때 보정(補正) 유무를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SNS에 올라오는 신체 사진이 미(美)에 대한 고정관념을 형성해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키는 문제점으로 이런 법안이 나왔다. 신체 사진을 앱 등을 이용해 보정했다면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외모로 인해 불안과 우울을 겪고. 다이어트 때문에 섭식장애가 늘어나는 등 외모에 대한 강박이 건강 문제까지 일으키는 것이다.
시대적 배경, 권역, 나라에 따라 미의 기준이 같을 수는 없다. 미의 기준은 바뀐다. 중요한 점은 내적인 아름다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배제한 채 외모만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외모지상주의의 만연은 사회·국가적 문제를 초래한다. 성형중독자를 양산하고 경제적 약자, 유능한 사람을 소외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상대적 박탈감, 무기력감도 느끼게 한다. 그래서 외모지상주와 관련된 선정적 광고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 미 관념도 바뀌어야 한다. 외모보다는 내적 아름다움을, 복제된 외모보다는 개성을 가꾸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아름다운 실천과 숭고한 희생정신이 뒤따라야 한다. 미국의 유명한 토크쇼 여왕인 오프라 윈프리는 불리한 외모를 매력적인 개성으로 바꾼 대표적인 인물이다. 얼굴을 고치기 이전에 내면의 왜곡되고 잘못된 자화상을 고쳐야 한다. 진정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 내면에서 뿜어 나온다.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 왕자'에서 사막여우가 어린 왕자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안 보인다." 사막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무엇이든지 마음의 눈으로 볼 때 가장 잘 볼 수 있다" 라고 조언한다. 인간은 시간이 모자란다고 항상 불평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사람의 인생은 시간으로 눈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을 눈에 보이는 돈으로 바꾸려고, 정작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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