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니 주의하세요
[파이낸셜리뷰=전완수 기자]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기름값 집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휘발유 가격이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를 탔고 정부에서 시행했던 유류세 인하 정책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말했다.
아울러 그동안 비싼 기름값으로 이득을 보려고 가짜석유제품을 유통한 업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고 산업부 측은 밝혔다.
영화 ‘낫 아웃’에도 가짜석유제품을 팔아 돈을 마련해 야구선수를 꿈꾸는 한 고등학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자만이 부른 화
야구부에서 나름 준수한 실력을 가지고 있던 고등학교 3학년 광호(배우 정재광)는 넘치는 자신감으로 드래프트에서 이미 지명이라도 된 것 마냥 신고선수 입단 제의를 거절한다.
신고선수가 프로야구계의 비정규직이라고는 하지만 대학교로 진학하지 않고 선수가 되려는 그에겐 괜찮은 제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구단이든지 무조건 정식으로 영입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은 것이다.
하지만 광호는 본인보다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던 친구까지 지명받는 상황에서 끝내 지명되지 못한다. 뒤늦게 감독에게 신고선수 입단 제의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해보지만 이미 배는 떠나고 없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었지만 늦게라도 실기를 통한 대학교 진학을 해보려 했으나 원래부터 대학에 진학하려고 열심히 준비하던 친구에게 원망만 들을 뿐이었다. 대학으로 갈 수 있는 인원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면 안 돼
애초에 광호가 신고선수 제의를 받았으면 이런 일도 발생하지 않았을 뿐 더러 감독의 입장에서도 최대한 많은 인원의 학생들이 지명, 혹은 진학을 해야 좋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경쟁 구도를 그리 반가워하지 않았다.
더불어 촌지를 요구하는 감독에게 가져다줄 돈도 없었다. 촌지(寸志)란 본래 뜻은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이나 현대에서는 뇌물의 의미로 쓰이는 단어다.
광호는 식당에서 장사하시는 아버지에게 돈도 안 되는 이런 가게는 팔아버리라고 소리지르며 자신을 도와 달라며 사정한다.
하지만 도움을 받지 못하고 마음이 급해진 광호는 결국 가짜 휘발유를 파는 불법적인 일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같이 일하던 동료가 매상을 빼돌려 모은 비자금을 도둑질까지 해서 감독에게 가져다준다.
하지만 감독은 5천만원의 거금을 요구했고 당연히 광호가 가져온 돈은 너무 부족했다. 광호는 과연 원하는 야구선수가 될 수 있을까.
가짜석유제품
최근 높은 기름값을 이용해서 수익을 계속 창출하기 위해 가짜 휘발유를 유통한 업체들이 속속히 적발되고 있다.
거기에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석유 대체품인 면세유와 세녹스 등을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는 추세다.
이런 가짜 휘발유를 가짜석유제품이라고 한다. 그 제품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에선 유류를 사용하기 위해 높은 세금을 내야 한다. 교통 에너지 환경세, 주행세, 교육세, 부가가치세까지 전부 합쳐 그것을 유류세라고 한다.
그 유류세는 물건 가격의 일정 비율을 세금으로 매기는 종가세가 아니라 물건에 특정 금액을 일괄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원유의 가격이 떨어져도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그 가짜석유제품을 사용하면 그 높은 세금을 내지 않고 수익을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많은 가짜석유제품들과 그것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업체들이 생겨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가 지난 2000년 까지만 하더라도 리터 당 180원대의 유류세를 부과하던 경유까지 휘발유와 가격 차이를 줄이겠다는 정책을 발표한 이후 그 가격을 3배 가까이 올려버렸기 때문에 더욱 성행할 수 있었다.
차량에 가짜석유제품을 주유하게 되면 주행을 하던 도중 고장이 나서 교통사고가 나고 그것이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일이 적지 않다.
또한 애초에 제품 자체가 불법적인 제품이기 때문에 규칙과 안전을 무시하고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화재 사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가짜석유제품을 유통하는 업체들에 대한 법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인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