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현대자동차의 미국 부품 협력사가 미성년 노동력을 활용했다는 보도가 미국발로 나오고 있다.
미국 법률 전문매체 코트하우스뉴스서비스 등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현대차, 기아에 헤드라이트, 사이드미러 등을 공급하는 미국 기업 ‘SL앨라배마’가 아동노동법을 어겼다는 내용의 문서를 미국 앨라배마주 연방지방법원에 전달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SL앨라배마’는 아동노동법을 수차례 어겼으며, 조사기간 동안 16세 이하 어린이를 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앨라배마주는 아동노동법에 따라 기계설비를 다루는 생산현장에서 16세 이하 어린이 고용을 금지하고 있다.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1845년 발표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겨울 길거리에서 성냥을 팔던 소녀가 사람들의 외면 속에 끝내 숨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늘날 관점에서 보면 비극 동화이지만 사실 19세기 시대의 참상을 묘사한 것이다. 안데르센이 살던 시기 유럽 거리에서 성냥 파는 소녀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성냥 이전까지만 해도 불(火)를 휴대한다는 것은 상상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1805년 프란스 장 샹셀이라는 화학자가 화학식 성냥을 발명했다. 하지만 너무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에 상용화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1827년 영국 J. 워커가 최초의 성냥을 발명했고, 1830년대 들어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등에서 실용화되면서 점차 유럽 곳곳에 성냥 공장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저렴한 인건비가 필요했던 성냥 공장
문제는 성냥을 대량생산하기 위해서는 ‘저렴한 인건비’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성냥이 비싸면 아무도 성냥을 사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냥 공장 사장이 주목했던 ‘노동력’이 바로 ‘소녀들’이었다. 당시 아동 노동력 착취는 합법이었기 때문에 성냥 공장 사장들은 ‘소녀들’을 공장에서 일하게 했다.
문제는 ‘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한 당시 백린의 위험성을 몰랐지만 소녀들은 성냥을 만드는 과정에서 백린에 노출됐고, 맹독에 노출돼야 했다.
건강을 해친 소녀들은 공장 일을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이런 이유로 성냥 공장 사장은 소녀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주는 대신 ‘성냥’을 손에 쥐어줬다.
성냥을 받은 소녀들은 성냥을 팔아 현금을 마련해야 했다. 당시 유럽의 거리에 성냥 파는 소녀들이 넘쳐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안데르센은 어릴 때부터 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소녀들의 참상을 그대로 목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동화로 만들었다. ‘동화’라고 하지만 ‘어른들에게 소녀들의 참상을 알리는’ 소설이었다.
하지만 성냥팔이 소녀가 발간이 됐어도 아동 착취의 현실은 개선되지 못했다. 아동 착취는 계속 이어져왔다.
노동 착취에 고통 받았던 19세기 아이들
19세기 아이들의 노동 착취는 일반화됐다. 산업혁명이 이뤄졌지만 노동자들은 월급으로 생계 유지가 되지 않았다. 당시 자본가는 ‘더욱 싼값에’ 노동력을 착취했기 때문이다.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해도 어른들의 손에 쥐어지는 임금은 형편없이 낮았다.
이런 이유로 아이들도 노동 현장에 투입돼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마르크스가 영국의 산업혁명을 보고 자본주의를 비판한 것도 이런 현실 때문이다.
당시 7세 미만 어린이 수백만명이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내몰렸다. 아이들은 마스크도 없이 광산에서 석탄을 캐야 했고, 뙤약볕에서 농작물을 수확해야 했다. 당시 노임은 하루 1달러 이하였고, 하루 12시간 교대 근무를 해야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1916년 미국 의회에서는 전세계 최초로 아동보호법이 제정됐다. 그 이유는 루이스 하인이라는 사진작가가 공장에서 착취 당하는 아동의 현실을 사진으로 담았기 때문이다.
그 사진들을 본 미국 의회 의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이에 아동보호법을 제정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다른 나라에서도 속속 아동보호법이 제정되면서 아동 노동 착취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안데르센 동화 성냥팔이 소녀는 그런 19세기 성냥 공장에서 일하는 소녀들의 비참한 현실을 묘사했다. 그리고 현재도 아동 노동 착취는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