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현대자동차가 4분기 그랜저 7세대 모델을 출시할 계획인 가운데 최근 티저 이미지가 공개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이유는 7세대 완전변경 모델은 ‘각 그랜저’로 불리는 1세대 모델 디자인을 계승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각 그랜저는 그랜저 1세대로 불리는데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전설의 그라나다’와 더불어 각 그랜저는 사장님 차라는 별칭이 붙어졌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앞두고
1980년대 3저 호황으로 인해 두자리 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소비자들은 ‘고급차’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1985년 그라나다가 단종되면서 이를 계승할 고급차가 현대자동차는 필요했다. 원래 그라나다도 대형차로 출시를 하려고 했지만 1970년대 오일쇼크가 닥치면서 중형차로 출시를 했다. 그리고 1985년 단종되기 전까지 부유층이 애용하는 고급차가 되면서 ‘전설의 그라나다’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런데 1980년대 높은 경제성장률로 인해 이제는 대형차 시장이 열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당시 현대차는 대형차를 만들 기술이 없었고, 결국 미쓰비시와 합작을 해서 그랜저 1세대를 출시했다.
출시하자마자 대우 로얄살롱 슈퍼를 밀어내고 국내 대형차 시장 왕좌를 차지했다. 디자인은 현대차가 맡았는데 각진 외형 때문에 ‘각 그랜저’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게 됐다. 그야말로 ‘전설의 자동차’였다.
지존파가 언급한 차량
현대차는 그랜저 출시 이전에 대우자동차에게 대형차가 밀려있었다. 대우 임페리얼, 대우 로얄살롱 슈퍼 등으로 인해 현대차는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각 그랜저가 탄생하면서 한방에 뒤엎었다.
오죽하면 지존파는 “그랜저 타는 놈들을 다 잡아죽이려고 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그만큼 ‘각 그랜저’는 부자가 타는 차라는 인식이 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는 각 그랜저를 홍보하는 방법으로 신문 지면 광고를 이용했다. 즉, TV 광고를 방영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신비주의를 위해서이다. 신문 지면 광고를 통해 입소문으로 퍼지고, 그것이 오히려 고급화 전략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당시 국회의원 중에는 각 그랜저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았고, 대기업 상무급 임원들은 법인 명의로 각 그랜저가 나왔다. 고위 공무원들도 선호했는데 대형차로 체면치레를 하는데다 공적인 자리에서도 이용해도 별로 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각 그랜저가 다른 준대형 차량과 다른 점은 소비자들이 기업 임원과 정치인 등이라는 것을 간파하고 뒷좌석을 호화롭게 꾸몄다는 것이다. 예컨대 뒷유리 전동 커튼, 사이드 커튼, 다기능 암레스트 등 각종 편의사양은 물론 나파 천연가족 시트 및 스웨드 천장 등을 사용했고 방음처리도 했다.
지금도 중고차 시장에서는
워낙 각 그랜저가 인기가 있다보니 윗세대에서는 ‘추억’으로 남고, MZ세대에는 레트로 분위기이기 때문에 중고차 시장에서도 인기가 상당히 높다.
중고가는 평균 600~800만원이고 관리상태가 좋으면 1천만원을 호가했다. 대부분 할아버지 세대나 타는 차량으로 인식했지만 최근 들어 레트로 열풍이 불면서 MZ세대가 타보고 싶은 차량이 됐기 때문이다.
사실 각 그랜저 출시 때만 해도 각 그랜저는 1천690만원으로 아파트 한 채 가격이었다. 그리고 각 그랜저는 1992년 2세대가 등장하기까지 총 9만 2천571대가 소비자들에게 팔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