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사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려고 했지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협력을 요청으로 인해 엘살바도르 정부 관계자를 만나면서 증인 신청이 철회됐다.
당초 세탁기 불량 사태와 관련해서 국감에 소환예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최근 드럼세탁기 ‘비스포크 그랑데 AI’의 강화 유리문이 파손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공식 사과하고 무상으로 도여 교환 서비스를 진행하기로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한국소비자원, 국가기술표준원과 협의 진행 후 해당 모델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실시하고, 무상 도어 교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이 사장은 지난 4일 알렉산드라 힐 티노코 엘살바도르 외교부장관을 경기도 수원시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에 초청해 엘살바도르 청년들의 기술 역량 증진을 위한 미래 교육 분야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면서 국회 산자위는 증인 출석을 철회하면서 이 사장이 국감장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됐다.
세탁기는
최초의 세탁기는 손으로 돌리는 방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19세기 중반 산업혁명으로 증기기관이 발명되면서 증기기관을 이용한 세탁기가 등장했다. 하지만 엄청난 증기 배출과 진동에 의한 울림, 소음 등이 겹치면서 민원이 속출되면서 다시 원시적인 형태의 세탁기가 사용됐다.
세탁기의 역사는 17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나다니엘 브릭스가 세계 최초로 세탁기 특허를 출원했는데 빨래판 위에 옷을 올려 놓으면 비누가 섞이면서 세탁을 하는 방식이었다.
드럼 방식 세탁기는 1851년 제임스 킹이 발명하면서 회전 방식 세탁기로 최초 특허를 받았다. 윌리엄 블랙스톤은 아내에게 선물하고자 1874년 세탁기를 만들었는데 이것이 가정용 세탁기의 시초이다.
그러다가 1908년 아버 피셔가 전기로 돌아가는 세탁기를 발명했다. 그가 발명한 세탁기는 '토르'라는 전기 세탁기였다. 해당 세탁기는 아연으로 도금된 통이 전기 모터에 의해 돌아가는 방식이었는데, 전기모터가 수분에 노출되면서 종종 멈추는 일이 발생했다.
인류의 가장 큰 발명품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인공지능연구소장 다니엘라 러스는 “인류의 가장 큰 발명품 중 하나가 무엇인 줄 아세요? 바로 ‘세탁기’입니다. 세탁기 발명으로 여성들은 빨랫감과 씨름하던 시간에서 해방돼 그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역시 세탁기가 대신 빨래를 해주는 시간 동안 책을 읽고 연구를 합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세탁기가 가사 노동에서 해방을 해줬는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있다. 왜냐하면 산업혁명 이전에는 다들 옷이 별로 없었고, 힘든 빨래를 자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옷을 규칙적으로 갈아입어야 하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 산업혁명 이후이다. 영국에서 출발한 산업혁명은 바로 면직물 기계를 증기기관을 통해 움직이게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즉, 면직물을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량생산된 면직물을 소비하는 시장이 커져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옷은 규칙적으로 갈아입는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그래야만 면직물 소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고, 자본가들이 면직물을 판매해서 돈을 벌기 때문이다.
게으른 주부로 전락
집안에 면직물이 쌓이게 되면서 빨래라는 개념이 점차 자리매김을 하기 시작했다. 빨래를 하지 않는 주부는 게으른 주부라는 인식이 심어지게 됐다.
왜냐하면 산업혁명이 이뤄지면서 남편은 주로 공장에서 돈을 벌어야 했고, 아이들도 역시 공장에서 돈을 벌어야 하다 보니 가정일은 주로 여성이 맡게 됐다.
농업사회까지만 해도 농사일을 남편과 아내가 함께 했지만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집안일은 아내가, 바깥일은 남편이 하는 식의 인식이 생겨났다.
그러면서 여성들에게는 수많은 빨래감이 쌓이게 됐고, 고통스런 빨래를 해야 했다. 그런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발명된 것이 바로 세탁기다.
세탁기가 실제로 가사 노동 시간 해방시켜줬나
하지만 현재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세탁기가 가사 노동 시간을 해방시켜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왜냐하면 세탁기는 가사 노동 시간을 줄여준 것이 아니라 가사 노동 해방을 시켜준 것이기 때문이다.
비누칠을 하고, 방망이로 두들기고, 손으로 빨아야 하는 엄청난 가사 노동을 전기모터가 대신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가사 노동 시간이 아닌 가사 노동 자체를 줄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부의 가사 노동 시간이 줄어든 것은 1960년대부터 불었던 남녀평등사상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즉, 남녀평등사상이 불어 닥치면서 남편도 가사 노동을 도맡아 하기 시작하면서 주부의 가사 노동 시간이 줄어들게 된 것이다. 이것을 바탕으로 주부도 바깥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탁기가 가져온 가정의 변화는 엄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