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
[오늘 통한 과거리뷰]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11.18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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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당시 MBC 취재진이 대통령 전용이 탑승이 불허된 것이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MBC 광고 불매운동을 거론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17일 비대위회의에서 MBC가 윤석열 대통ㄹ여과 현 정부에 대해 악의적인 비난으로 뉴스를 채웠다면서 불매운동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MBC 광고 제품 불매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분들은 사회적 기업이자 국민의 기업인 삼성과 여러 기업이 MBC에 광고로 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이는 선택이 아닌 의무라고 역설한다. 공영방송을 자처하고 있는 MBC와 광고주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MBC는 ‘동알이보 광고 탄압 사태’를 보는 듯하다면서 저열한 언론탄압 행위라고 규정했다.

동아일보 광고 백지 사태란

동아일보 광고 백지 사태란 1974년 12월부터 1975년 1월초까지 일어난 박정희 정부 초유의 언론탄압 사건이다. 계약된 광고들이 모조리 해약되면서 광고면이 백지로 나갔기 때문이다.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당시 중앙정보부가 공권력을 발동해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을 조직적으로 탄압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동아일보는 유신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보도를 했었다. 이에 중정은 동아일보와 계약한 광고주들을 불러 광고를 게재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했다. 이에 광고주였던 기업들이 광고 해약을 하게 됐고, 광고수입으로 벌어먹고 사는 동아일보에게 상당한 타격을 안겨줬다.

백지 상태로

1974년 겨울부터 동아일보 광고면이 비워진 채로 신문이 발간됐다. 당시 신문 광고는 동판을 만들고 강판하는 과정을 거쳐 인쇄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예약한 광고주들이 돌연 광고를 철회하면서 백지를 채워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하지만 동판을 다시 제작하고, 광고를 인쇄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백지 상태로 내보내야 했다. 동아일보는 10월 24일 자유언론실천선언을 했고, 이에 대기업들의 광고계약이 취소되기 시작했다. 결국 12월 27일 PR팀 명의의 호소문이 신문 3면에 3단통으로 실리기 시작했고, 12월 28dfl부터 독자들의 개인광고 행렬이 이어졌다. 12월 30일자에는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하는 의미로 광고 신청자들의 명단을 5단통으로 6면에 실렸다. 1975년 1월 1일부터는 신민당, 정의구현사제단 등의 언론탄압 규탄 성명서가 실렸으며, 같은 날 실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익명 격려광고 “언론의 자유를 지키려는 한 시민”을 물꼬로 시민들의 응원 광고가 늘어나기 시작해 1월 3주차경에는 백지광고면이 사라졌다. 당시 광고 지면들은 대다수 시민들의 자비광고로 채워졌다. 정권이 대기업 광고 계약을 해지하게 했지만 그 빈틈을 시민들이 채워나간 것이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자비광고를 했다고 전해졌다.

결국 해직 사태로

시민의 자발적인 자비광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975년 3월 동아일보 경영진은 일부 부서 폐지와 함께 기자들을 해고했다. 그렇게 해직기자들은 동아자유언론투쟁위원회(동아투위)를 결성했고 이들을 주축으로 13년 뒤인 1988년에 한겨레신문이 창간됐다. 또한 해직기자들이 ‘해고처분 무효 확인소송’을 냈지만 1979년 1월 대법원은 ‘경영상 문제’라며 회사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001년 국무총리실 직속 ‘민주화운동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동아투위 사건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했고, 2006년에 동아투위가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상규명을 신청하자 위원회는 2년간의 조사 끝에 2008년 보고서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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