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통한 과거리뷰] 과메기
[오늘 통한 과거리뷰] 과메기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2.11.22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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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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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겨울철 별미 ‘과메기’가 올해는 예년보다 비쌀 전망이다. 과메기의 원재료인 ‘꽁치’의 가격이 평년 대비 2배나 뛰었기 때문이다. 22일 농산물유통센터(atKAMIS)에 따르면 냉동 수입 꽁치 5마리 가격은 6천728원으로 평년 대비 68.4%나 비싸다. 1년 전(6195원)과 비교해 8.6% 오른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꽁치의 어획량은 지난해부터 기하급수적으로 줄었다. 과메기로 사용되는 꽁치는 대부분 북태평양 오호츠크해 연안에서 잡아오는데 3년 전과 비교해 어획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후문이다.
꽁치 개체수 감소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학계에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수온 변화로 인해 개체수가 급감했다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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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란

과베기란 경상북도 포항시 지역 특산물로 추운 겨울에 청어나 꽁치를 짚끈에 꿰어 3~10일 동안 찬 바닷바람에 말린 것이다. 전라도에 홍어가 있다면 포항에는 과메기가 있다고 할 정도로 포항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본래 청어를 이용했지만 청어가 잡히지 않으면서 꽁치가 그 자리를 꿰찼다. 한양에 과거시험을 보러 가던 선비가 먹을 것이 없어 빌빌거리고 가다가 소나무 가지에 꿰어져 있던 물고기를 주워 먹던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과메기의 기록은 조선시대 이규경이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청어편’에 ‘연관목(燃貫目)’에서 나온다. 해당 내용은 “청어는 연기에 그슬려 부패를 방지하는데 이를 연관목이라 한다”이라고 기록돼 있다. 관목이란 눈을 꿰다는 뜻이다. 이것이 경상도 방언이 과메기가 됐다는 설이다. 과메기는 이순신 장군의 23전 23승의 원동력이었다. 이순신 함대는 당시 풍부했던 청어를 잡아 군량을 충당하고 피난민을 먹여 살리며, 무기와 화약을 구입하는데 과메기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소금과 함께 중요한 자금줄이었다. 이런 이유로 전투가 없을 때 수군은 고기잡이에 열중했다고 한다. 전투가 없으면 육지에서는 둔전을 경영했고, 바다에서는 청어를 잡아 말렸다. 왜냐하면 소금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 바람에 말릴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과메기가 된 것이다.
사진=파이낸셜리뷰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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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자존심

과메기가 포항의 특산물이기 때문에 포스코 직원들이 아주 좋아하는 안주이다. 포스코나 포항에 출장을 외지인이 간다면 포스코 직원들이나 포항 사람들이 출장 온 외지인에게 과메기를 꼭 대접해야 한다. 또한 서울에 근무하는 포스코 직원들도 포항에서 주문해서 회식에서 먹는다. 포항 스틸러스가 우승을 두고 울산 현대와 겨룬 2013 시즌 마지막 경기서 포항 원정 팬 중 일부가 과메기를 경기장에 던진 일이 발생했다. 이때 장내 아나운서가 위험물질(?)을 경기장에 던지지 말라고 부탁을 했었던 일화가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당시 한나라당의 경우 신년 단배식에는 항상 과메기가 빠지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들어가서도 과메기 사랑은 남달랐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지역 화합 차원에서 신년 단배식에 홍어와 과메기를 올리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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