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우유에서 바나나맛 우유로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생각이 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바나나 우유’에서 ‘바나나맛 우유’로 바뀐 것을 들 수 있다. 식품의 경우 ‘원재료명을 제품명’으로 하는 경우가 있고 ‘원재료명+맛’을 제품명으로 하는 경우가 있으며 ‘원재료명+향’을 제품명으로 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원재료’가 실제 제품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이 2009년 대대적으로 개정되면서 내용은 더욱 복잡해졌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원재료명을 제품명으로 포함할 경우 원재료가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어야 하고, 원재료 함량을 주표시면(제품명이 있는 면)에 12포인트 이상 크기로 표기해야 한다. 원재료+맛의 제품의 경우 바나나 우유에서 바나나‘맛’ 우유로 바뀐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즉 2009년 이전까지는 바나나가 없었지만 ‘바나나 우유’를 사용해도 됐었지만 2009년 개정된 이후 ‘바나나 성분’을 집어넣고 ‘바나나맛 우유’라고 표기하게 된 것이다. 참고적으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처음부터 바나나맛 우유였고, 다른 제조회사들의 ‘바나나 우유’가 2009년 개정에 의해 ‘바나나맛 우유’로 바뀌게 된 것이다. 그 다음 경우가 원재료명이 향료이건 재료이건 들어가지 않은 경우이다. 대표적인 것이 ‘곰표 맥주’ 혹은 ‘고래밥’ 혹은 ‘소라과자’ 또는 ‘붕어빵’이다. ‘붕어빵’이라고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붕어’가 원재료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오인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즉, 원재료가 들어갔다고 오인하지 않는 경우에는 통용적으로 사용해도 된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해당 제품이 어떤 제품인지 소비자에게 명확하게 표현해야 한다. 그것은 관련규정에서 주표시면의 표시, 배치, 폰트, 일러스트와 예시 까지 꼼꼼하게 정하고 있다. ‘버터맥주’의 경우에도 소비자들이 ‘버터’가 원재료로 들어갔을 것이라고 오인하기 쉽기 때문에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제조사와 판매사가 이런 법률적 규정을 모른채 제품을 출시하고 판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식약처가 형사고발까지 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 법조계의 시각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