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길드는 중세에서 근세에 이르기까지 유럽의 도시를 중심으로 장인이나 상인이 조직한 조합을 말한다. 이들은 길드를 통해 사업권 면허를 발급하고, 이에 해당 지역의 생산이나 상권을 독점해나갔다.
길드는 군주나 영주의 통제를 받지 ㅇ낳고 독자적인 자치권을 인정받았다. 다만 도시 정부의 규제를 받았다. 이런 길드가 중세시대에서 점차 성장해 나갔지만 점차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거대 자본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쇠퇴하게 됐다.
고대 로마에서
길드는 고대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 로마에도 상공업 조합이 있었는데 콜레지움(collegium), 콜레지아(collegia), 코르푸스(corpus) 등으로 불렀다. 다만 로마 시기 길드들은 서로마 제국 이후 살아남지 못했다.
봉건시대 들어서면서 영주가 빈번하게 교체되는 시기가 됐다. 사실 영지 한 지역에도 영주가 여러 명이 있는 경우도 발생했다.
상인이나 제조업자들은 자신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동업자들끼리 뭉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길드를 만들게 된 것이다.
이들은 때로는 영주 혹은 군주와 협조를 하기도 하고, 갈등을 보이기도 햇다. 그러면서 자신의 영향력을 더욱 성장시켜 나갔다. 그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자치권을 획득하고 도시 운영에 깊은 관여를 했다.
중세 시대에서 도시는 봉건 귀족들과 수도회 등이 얽히고 설킨 이권이 있는 장소였다. 따라서 어떤 한 통치자가 전권을 휘두르기 어려웠다. 즉, 여러 실세가 그 통치권한을 나눠 갖게 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길드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었다.
중세 이탈리아가 도시 공화국을 만들 수 있었던 것도 길드 덕분이었다. 이런 길드들이 더욱 막강한 권한을 누리게 되면서 길드끼리도 연합을 하기에 이르렀다. ‘한자동맹’이 대표적이다.
한자동맹이 가능했던 이유는 수공업의 발달과 함께 상업도 발달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지역에서 생산된 물품을 다른 지역에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길드는 더욱 성장을 하게 됐고, 자신들의 이권으로 인해 동맹까지 맺게 되면서 중세시대 가장 강력한 집단 중 하나가 됐다.
자본주의 시대에 길드는 적폐로
중세시대를 넘어 근대로 접어들면서 길드는 점차 적폐로 인식되게 됐다. 자신의 지역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누리면서 다른 경제적 이권의 개입을 용납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공업은 점차 기계공업으로 발달하고 시장도 유럽을 넘어 아프리카, 인도, 동아시아 그리고 아메리카 등으로 넓어지면서 더 이상 길드로는 감당을 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됐다.
보다 큰 자본이 필요했고, 보다 넓은 식민지가 필요했던 상공업자들은 더 이상 길드에 얽매여 있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들은 결국 ‘절대군주’인 왕에 기대어 왕에게 자본을 공급하고, 왕은 그 자본을 바탕으로 군대를 만들어 다른 나라와 전쟁을 해서 식민지를 쟁탈해 나갔다. 일부 상공업자들은 절대군주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아예 동인도회사를 만들어서 자신들의 경제적 이권을 챙기기에 이르렀다.
그러면서 길드는 점차 쇠퇴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혁명을 지나 현재까지도 일부 지역에서는 길드가 아직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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