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최종보고서를 발표하기 전에 부정한 것에 대해 지동설을 주장하다가 종교재편까지 받은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 시절 맹목적 세계관과 같다고 비판했다.
유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IAEA 보고서를 보기도 전에 민주당이 주장하는 모습이 갈릴레이 종교 재판의 맹목적 세계관을 보는 듯하다”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듯이 민주당이 IAEA를 공격해도 오염수의 과학적 진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망원경 접한 갈릴레이
갈릴레이는 1609년 망원경을 접했고, 개량을 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망원경을 거쳐 1610년 초 인류 최초로 목성의 위성들을 발견했다.
이 발견은 모든 천체는 지구 중심으로 회전한다는 천동설의 기존 관념을 깨부수는 것으로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뒷받침해주는 발견이다.
갈릴레이는 책으로 발간했고, 대중의 인기를 얻으면서 550판까지 인쇄됐다. 1611년 로마에 도착하자 교황 바오로 5세는 갈릴레이를 영접했다. 교황을 접견하는 사람은 교황 앞에 무릎을 꿇어야 하지만 갈릴레이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 이는 교황청에서도 지동설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황청 주도세력이었던 예수회는 갈릴레이 주장을 지지했다. 다만 갈릴레이는 강연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교황청이 아무리 지동설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고 해도 아리스토텔레스 우주관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교황청 안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단 혐의로 갈릴레이를 고발까지 했지만 혐의 없다고 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갈릴레이의 2차 로마 방문
그 다음해 갈릴레이는 코페르니쿠스 지동설을 로마에 다시 설파하기 위해 로마를 방문했다. 문제는 로마의 분위기가 호의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1500년대에 발생한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여파가 1600년대 로마 교황청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카톨릭이 무너지게 되고, 신교가 속속 들어서는 상황 속에서 교황청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게 됐다.
교황청 입장에서 갈릴레이 주장이 과학의 영역을 넘어 성경을 해석하는 신학자의 영역까지 침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갈릴레이는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지만 교황청 입장에서는 성경을 재해석해야 한다는 개신교 개혁론과 성경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과 일치할 수 있도록 재해석해야 한다는 갈릴레이 주장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게 됐다.
여기에 1613년 ‘지구가 움직인다는 것은 성경에 반한다’는 피사 대학의 주장에 대해 갈릴레이는 “성경에는 거짓이 없으며 성경은 잘못될 수 없습니다. 단지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이 간혹 잘못하는 것입니다. 성경은 진리를 가르치는 것이며 과학을 가르치는 것은 아닙니다”는 편지를 보냈다.
아리스토텔레스 우주관을 신봉하는 성직자들 입장에서는 교황청을 모독한 것으로 해석되기 충분했다.
이후 계속해서 아리스토텔레스 우주관을 신봉하는 성직자들과 갈릴레이 갈등은 있었고, 그때마다 우르바노 8세는 중재자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천문대화를 저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고, 끝내 1632년 9월 22일 종교재판소에 출두하라는 편지를 받았다.
재판은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고
재판 초기에는 교황청 신성모독이었다. 교황을 천동설 지지자라고 간접적으로 비판한 것이 문제였다. 이에 갈릴레이는 재판 과정에서 교황청에 대한 모독 혐의를 철회했다. 그로써 모든 것이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재판 후반부에 학술토론회 성격이 강해졌다. 문제는 갈릴레이가 자신의 이론에 대해 별다른 증명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신봉하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하면서 재판부가 어이없어 했다. 그러면서 갈릴레이가 자신의 지동설에 의심을 품으면서 철회를 하게 됐다.
사실 재판부는 갈릴레이가 지동설에 대한 과학적 증명을 해서 지동설을 모든 사람들에게 가르치게 하려고 했다. 하지만 갈릴레이 스스로 지동설을 철회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는 말은 갈릴레이가 하지 않았다. 세간에는 과학적 진리의 수호를 위해 교황청과 맞서 싸운 인물로 평가가 되지만 현실은 그러하지 않았다.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는 18세기 이탈리아 작가 주세페 바레티의 창작이다. 해당 작품에는 갈릴레이가 종교재판소에서 풀려나자마자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을 내려다보며 발자국을 찍으면서 “그래도 지구는 돌고 있다”고 했다.
이 이야기는 곧바로 전파되면서 갈릴레이가 한 말로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지만 실제로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