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속 경제리뷰] 호객
[역사속 경제리뷰] 호객
  • 어기선 기자
  • 승인 2023.07.17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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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호객은 물건 따위를 팔기 위해 손님을 부르는 행위를 말한다. 이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을 ‘호객꾼’이라고 부르고, 속되게는 ‘삐끼’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호객의 역사는 오래됐다. 조선시대에는 상점 앞에서 손님을 끌어들여 가게 주인 대신 흥정을 하는 사람이 있었다. 이를 ‘여리꾼’이라고 부른다. 가게 주인에게 별도의 보수를 받지 않는 대신 손님이 물건값을 여리꾼에게 지불하면 가게 주인에게는 미리 흥정해둔 돈만 지불하고 나머지는 여리꾼이 챙기는 방식이었다.

여리꾼에서 시작된 역사

이에 여리꾼이 손님을 불러 물건을 사게 하는 것을 ‘여립켜다’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열립(列立)‘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즉, 여럿이 차례대로 늘어진 모습이 마치 군대에서 사열받기 위해 줄을 맞춰 늘어진 모습이라고 해서 ’열립‘이라고 불렀다가 ’여리꾼‘이 된 것이다. 원래 군대에서 사열받기 위해 줄을 맞춰 늘어진 모습의 군사를 ‘열립군’이라고 불렀다. 이것이 발음이 변화하면서 ‘여리꾼’이 됐다. 물론 오늘날 호객군 즉 삐끼는 ‘여리꾼’과 다르다. 다만 거리에 나가 손님을 끌어 들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용팔이·동팔이

대한민국 이후에도 호객꾼들은 존재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용산 전자상가의 ‘용팔이’와 동대문 의류상가의 ‘동팔이’가 있다. 용팔이와 동팔이가 비판 혹은 비난을 받는 이유는 감언이설로 질 나쁜 제품을 질 좋은 제품이라고 바가지 씌워서 팔기도 하고, 물건을 사라고 강매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용산 전자상가나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성실하게 판매하는 상인들까지 욕을 먹는 경우가 발생한다. 호객꾼들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그 이유는 ‘가격 정찰’을 요구하는 젊은 층들의 관심과 온라인 상거래가 증가하면서 점차 흥정 문화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땜ㄴ이다. 이들은 물건을 사기 전에 미리 가격을 살펴보고, 만약 가격이 정해지지 않은 물건을 판매한다면 쳐다도 안 보고 지나간다. 따라서 가격 정찰제를 반드시 해야 젊은 층의 구매를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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