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의 ‘전함 테메레르의 마지막 항해’는 영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미술작품 중 하나이다.
테메레르호가 외륜 증기 예인선에 의해 견인돼 런던 남동부로 이동하는 마지막 여정을 그린 미술작품이다.
해당 작품은 19세기 영국의 현주소를 비유적으로 나타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이다. 그것은 과거 수공업 경제 시스템에서 산업혁명 시스템으로 사회의 주도권이 바뀌게 됐다는 것을 표현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 전쟁 등에서 활약했지만
테메레르호는 5천개 이상 참나무로 만든 3층짜리 전함으로 나폴레옹 전쟁, 1805년 트라팔가 해전에서 넬슨 제독의 승리를 거머쥐게 하는 ‘전함’이다. 그리고 영국 함대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런 이유로 19세기 영국의 자존심을 표현한 전함이기도 하다. 하지만 점차 세월이 흐르면서 1820년대부터 주로 보급선으로 사용했다.
결국 해군은 낡은 테메레르호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비록 낡은 전함이었지만 목재는 그만큼 가치가 있었다. 돛대와 야드를 포함한 목재 등은 재활용이 가능했다. 그런 모든 부품을 제거하고 나니 빈 선체만 남았고, 독립적으로 항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증기 예인선으로 부두까지 견인하게 됐다. 그림은 이것을 표현했다. 테메레르호가 작품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한쪽 귀퉁이에만 묘사돼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앞에 당당하게 증기 예인선이 그려져 있다.
불타는 저녁 노을은 테메레르호의 앞으로의 운명을 이야기한다. 즉 이제 더 이상 전함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게 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말한다.
가내수공업 시대에서 산업혁명 시대로
해당 작품은 가내수공업 시대가 저물어 가고 산업혁명 시대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평가가 있다.
테메레르호는 목재 선박 기술자가 집대성 해서 만든 ‘전함’이다. 그리고 그 전함은 18세기 영국에게 영광을 안겨줬다.
하지만 세월이 점차 흐르면서 가내수공업 대신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인해 기계가 발명되고, 기계에 의해 제품이 생산되면서 점차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테메레르호의 마지막 여정은 그런 영국의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새로운 산업화의 시대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당 그림은 1839년 왕립 아카데미에서 처음 전시됐을 때 평론가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 그림의 시적이고 애국적인 반향에 주목하면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에 구매 의사가 빗발쳤지만 터너는 1851년에 죽을 때까지 이 그림을 보관했다. 그리고 그림을 국가에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