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국가인권위원회가 10세 미만 영·유아 출입을 전면금지하는 백화점 VIP(우수고객) 라운지 운영 방식이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30일 내놓았다.  더현대 세이지(SAGE) 전용 라운지 이용안내 부분을 살펴보면 ‘라운지 이용은 전점 1일 1회 (본인포함 2인까지) 가능하며 10세 미만 유‧아동 출입은 제한됩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백화점 측에 문의해본 결과 사측은 해당 문구 변경을 검토 중이라며 “백화점 3사 모두 해당된다. 3사가 다 VIP라운지에는 아이들이 못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측은 “유아 동반 라운지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국가인권위로부터 소명하라는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해명했다. 

국가인권위 “우수 고객 휴게실 10세 미만 유‧아동 제한 말라”
A백화점 대표이사에 결정문 보내…A회사, 현대백화점으로 확인돼
세이지 전용 라운지에 관련 문구…현대百 “3사 모두 동일한 사안”
롯데‧신세계百 “해당 사례는 현대, 소명하라는 연락 받은 적 없어”

국가인권위원회는 앞서 A백화점 대표이사에게 “백화점 우수 고객 휴게실의 이용 대상에서 10세 미만 유·아동을 일률적으로 제한하지 않기를 권고합니다”라는 주문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결정문에 따르면 진정인은 2022년 3월 A백화점의 한 지점에 방문해 당시 생후 100일인 딸을 유모차에 태우고 우수 고객 휴게실(라운지)을 이용하고자 했지만 아이가 10세 미만이라는 이유로 휴게실 이용을 거부당했다. A백화점 측은 “다른 지점들에서는 10세 미만 유‧아동을 동반한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우수 고객 휴게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문제가 된 지점은 편안한 휴식이 가능한 고급스러운 공간을 추구함에 따라 자녀를 동반하지 않는 고객 취향에 맞춰 각종 가구‧집기‧액자‧연출물 등의 실내장식으로 휴게공간을 구성했다”며 “10세 미만 유‧아동이 해당 휴게실을 이용하기에는 안전상의 위험 요소가 있다고 판단해 부득이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신 10세 미만 유·아동을 동반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음료 포장 구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백화점 내의 지정 카페에서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한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원회는 “최대한의 이익 창출이 사업 주요목적인 상업시설 운영자에게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시설을 운영할 자유가 있지만, 그 같은 자유는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10세 미만 유아동은 보호자와 백화점 매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이에 대한 배제는 결과적으로 ‘아동을 동반한 부모’ 등에 대한 배제로 이어진다는 점을 들어 적절치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평등권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11조에 위반되며 구체적으로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가 규정하는 나이를 이유로 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판단이 나온 이후 백화점들의 라운지 이용안내 부분을 살펴본 결과, 더현대 세이지(SAGE) 전용 라운지에 관련 내용이 있었다. 홈페이지에는 ‘라운지 이용은 전점 1일 1회 (본인포함 2인까지) 가능하며 10세 미만 유‧아동 출입은 제한됩니다’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와 관련해 현대백화점 측에 문의해본 결과, 사측 관계자는 “(변경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백화점 3사 모두 동일한 사안이다”라고 답변했다.  현대백화점 측의 말대로라면 VIP라운지에 10세 미만 유아동 출입을 제한하는 것은 비단 현대백화점 뿐만이 아니라 3사(롯데‧신세계‧현대) 모두 해당된다는 이야기지만, 다른 회사의 입장은 달랐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참고로 롯데는 미취학 아동이 이용할 수 있는 라운지를 운영하고 있고 일부 라운지는 고객들이 편하게 휴식할 수 있도록 룸을 이용하게 한다든가, 다른 라운지 패밀리룸을 이용할 수 있게 한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영유아 동반 가능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일부 VIP라운지 같은 경우 취학아동 입장이 가능한데, 13개 점포 중 11개 점포에서 유아동반 가능한 라운지를 별도로 운영 중에 있다. 한 점포에 VIP라운지가 하나가 아니고 많게는 3~4개 있는데 그중 유아동반 가능한 라운지가 별도로 있다”며 “인권위에 진정이 들어가면 해당 회사로 소명하라는 연락이 오는데 법무팀에 확인해본 결과 아직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공문은 우리가 받은게 맞다”면서 “인권위의 권고 사안을 감안해 개선책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