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고객사의 이미지 훼손 이어질 수도…업체 선정 신중해야”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국내 대형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의 창업주가 직원들을 상대로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욕설을 퍼부으며 몽둥이로 폭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인재파견이나 채용대행 등의 업무를 하는 더케이텍이 많은 대기업들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자칫 기업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인력파견업체 ‘더케이텍’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다수 직원에 대한 폭행과 괴롭힘 등 17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근로감독은 더케이텍 창업주 이모씨가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욕설 등을 자행했다는 언론보도에 따라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시행된 것이다.
감독결과에 따르면, 창업주 이모씨는 본사 직원 전원에게 ‘1인 2자격증 취득’을 지시하고 자격증을 취득하지 못한 직원 16명에게 엎드려뻗쳐를 시킨 뒤 “제 자식 XX 하나 건사 못할 놈”이라며 몽둥이로 엉덩이를 폭행했다.
이외에도 이모씨는 일부 직원에게 체중 감량을 강요하고 주기적으로 체중을 점검하면서 미흡한 직원에게는 경고조치를 하는가 하면, 개인적인 이유로 운전을 시키거나 화분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고 징계를 내리는 등 도를 넘은 갑질을 일삼았다.
직원 채용시 성별과 연령에 따라 차별을 한 행위도 확인됐다. 이모씨는 1996년생 이하의 20대 여성에게는 가산점을 주고, 면접 참여를 독려하도록 지시했는데, 이는 직원채용과 인사관리 과정에서 남녀를 차별하거나 합리적 이유없이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지 않도록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 등에 어긋난다.
임금 7970만원을 체불하고 연장근로 한도(12시간)를 1770회 초과한 사실이나 예술제를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노래연습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도 추가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1986년 설립된 인재파견업체 ‘더케이텍’은 2022년말 기준 자산 1260억, 매출 3587억원, 영업이익 125억원 규모다. 창업주인 이모씨가 지분 14.27%를 갖고 있다.
한국전력기술과 국내최초 계약을 맺은데 이어 현대백화점‧롯데백화점‧호텔신라‧삼성웰스토리‧라인프렌즈‧SK하이닉스‧LG화학‧LG디스플레이‧현대글로비스‧대한항공‧아모레퍼시픽‧롯데칠성음료‧위니아 등 다수 대기업들과 업무위탁계약을 맺은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협력업체에서 불거진 갑질 논란은 단순 계약관계에 있는 대기업과는 무관한 사안”이라면서도 “자칫 고객사의 이미지 훼손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도 협력업체 선정 과정에서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한편, 해당 논란과 관련해 창업주 이모씨는 등기이사와 고문직에서 물러나겠다며 “피해를 입은 임직원과 그 가족분들, 분노하셨을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사죄한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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