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해야”…제2의 창사 언급해
KT‧포스코 선례 들며 “에너지 신산업·신기술 생태계 주도해야”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한국전력의 첫 정치인 출신 사장인 김동철 신임사장은 전기요금 정상화를 위해 재무구조 개선 등의 대책을 강구함과 동시에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개선을 예고했다.
KT와 포스코의 사례를 언급한 김동철 사장은 “냉철한 자기반성을 통해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새로운 기회의 영역을 선점해 나가야한다”며 에너지 신산업과 신기술 생태계 주도를 강조했다.
20일 오전 김동철 사장은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한전 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취임사를 통해 이같은 경영방침을 밝혔다.
김 사장은 “1990년대 한전은 시가총액 압도적 1위의 국내 최대 공기업이었다. 2016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글로벌 전력회사 1위 기업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한전은 사상 초유의 재무위기로 기업 존폐를 의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무후무한 위기 앞에서 모든 원인을 외부 탓으로만 돌려서는 안 됩니다. 한전 스스로의 냉철한 반성은 없이 위기 모면에만 급급한다면, 위기는 계속되고 한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 일침을 놓았다.
그는 “한전은 지금의 절체절명 위기 앞에서 환골탈태 해야 한다. ‘제2의 창사’라는 각오로 결연하게 나아가야 한다”며 “글로벌 무한경쟁과 에너지 대전환 시대에 새로운 기회의 영역을 선점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유선전화 사업자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한 KT, 철강업에 2차전지 사업에 진출 중인 포스코, 글로벌 다국적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탈리아 전력회사 ENEL 등을 선례로 꼽았다.
김 사장은 “한전은 전기요금에만 모든 것을 거는 회사가 돼서는 안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총수익의 30% 이상을 국내 전력판매 이외의 분야에서 만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플랫폼 사업자 역할 수행 ▲그린수소 생산, 수소·암모니아 혼소, 에너지 효율 향상, 에너지 저장 기술 육성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대규모 사업 주도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김동철 사장은 “지난해 9%인 신재생 발전비중이 2036년 30.6%로 늘어나면, 신재생 전력구입비용도 10조원에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한전이 신재생 사업을 직접 수행하게 된다면 발전원가는 대폭 낮아지고 전기요금 인상요인도 그만큼 흡수될 것”이라며, 신재생 사업을 한전이 추진하더라도 독립적 조직으로 운영하고 회계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그는 제2 원전 수출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전기요금을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본사조직 축소와 사업소 거점·광역화, 능력·성과 중심 인사혁신 등 대대적 손질에 나서겠다는 방향성도 제시했다.
끝으로 김 사장은 “2만3294명의 모든 임직원이 간절한 마음으로 함께 나아간다면 절대위기는 간절히 극복될 것”이라며 “저에게는 한전 사장이 마지막 공직이 될 것이다. 어떠한 수고와 노력도 마다하지 않겠다. 맨앞에 서서 길고 힘든 여정에 여러분과 고통을 함께 하겠다. 여러분을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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