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중소벤처기업부 소관기관 11곳 중 무려 7곳이 임원급 인사에 대한 징계 규정이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그저 수수방관만 하고 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중기부 소관 기관 대부분이 공공기관의 장 또는 임원에 대한 별도의 징계 기준과 규정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임원급 인사의 비위행위에 대한 처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벤처기업부 성희롱·성폭력 예방지침’ 제5조에 따르면 성희롱ㆍ성폭력의 행위자가 기관장 및 임원인 경우 피해 조사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중기부가 직접 사건처리과정을 관리·감독하여야 한다.
지난해 8월, 중소기업유통센터 상임이사 A씨는 저녁 회식 자리에서 직원에게 자녀계획과 관련한 부적절한 언행을 하여 고발당했다.
이에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중소벤처기업부 성희롱ㆍ성폭력 예방지침’에 따라 상급기관인 중기부에 사건을 이첩했고,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심의 결과 성희롱으로 인정됐다.
하지만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임원에 대한 별도의 징계 기준과 규정이 따로 존재하지 않아, 상임이사 A씨는 사건 공론화 후 바로 퇴직 의사를 밝혔고 징계처분 없이 퇴임식과 함께 2년 임기를 끝마쳤다. 상임이사 A씨는 지금 현재 광주광역시 산하 재단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2021년 중기부 감사실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기관장의 갑질 제보를 접수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기관장 B씨가 회의 중 폭언, 신고자의 신분 노출 등 ‘행동강령’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 중기부는 중기연 기관장 B씨에 대한 ‘경고’ 처분을 요구했다.
하지만 중기연 역시 임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해임’ 외에는 별도의 징계처분 기준이 존재하지 않아 기관장 B씨는 아무런 징계처분을 받지 않았으며,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지금에도 중기연은 임원급 인사에 대한 징계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고 기관장 B씨는 현재도 기관장으로 근무중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소관 기관 11곳 중 임원급 인사에 대한 징계 기준이 존재하는 곳은 단 4곳 뿐이었다.
나머지는 금고 이상 형의 경우에만 임원을 해임할 수 있는 규정만 존재하거나 임원의 비위행위가 일어났을 경우 평직원과 동일한 규정을 적용하는 등 임원급 인사에 대한 별도 징계 규정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쉽게 겉으로 드러나는 중기부 소관 기관의 일반직원의 징계 사건과는 달리, 임원급 인사들의 징계 사건 같은 경우 수면 밑에 감춰져 있는 실정이다.
윤 의원실은 “다른 구성원보다 책임이 큰 임원급 인사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기준과 규정 미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가 상급 기관으로서 소관 기관 임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처벌 및 징계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철저한 관리 감독을 이행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라며 신속한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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