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다 어둡다 검다 환하다 맑다 흐리다
붉다 푸르다 낮다 높다 깊다 찌푸리다
변화무쌍 천의 얼굴을 가졌지만
맨 뒤의 하늘은 표정 한번 바꾸지 않는다
신이 존재한다면 신도 그럴 것이다
------------------------------------------------------------------- [메모] 천고마비의 늦가을, 티 없이 맑은 창공을 담으며 하늘과 신을 생각했다. 구름 낮게 깔린 하늘에서 은하수 깔린 하늘까지 수만 겹의 층을 이루지만, 구름 걷히고 은하수 지면 아무것도 없는 허공이다. 신도 하늘과 같을 것이다. 얼굴 없는, 그러나 천의 얼굴을 가진 신은 어디에나 존재하지만 아무 데도 없는 것이다.[이태희 저자 약력]
1988년 《동서문학》으로 등단. 2001년 시집 [오래 익은 사랑] 출간. 2017년 <시와산문> 작품상 수상. 현재 인천대 기초교육원 강의교수. 2023년 디카시집 [꽃 트럭] 출간 E-mail : [email protected]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