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속 쇄신’ 택한 롯데…3세 신유열, 먹거리 발굴 맡는다
‘안정 속 쇄신’ 택한 롯데…3세 신유열, 먹거리 발굴 맡는다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3.12.06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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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정기임원인사…외부전문가, 젊은 인재, 여성대표 전면에
계열사 CEO 14명 세대교체…그룹 ‘미래성장실’ 롯데家 3세 맡아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롯데는 6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각 사별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를 시작으로 계열사 CEO 14명이 교체됐으며, 외부 전문가와 젊은 인재들 외에도 여성 대표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안정 속 쇄신’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롯데케미칼 신유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롯데지주 내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신설해 이를 신유열 전무가 맡아 미래 신사업 확대라는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는 자연스럽게 롯데그룹의 3세 경영수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롯데
(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 부사장 박익진, 롯데지주 ESG 경영혁신실장 부사장 노준형, 롯데 식품군 총괄대표 부회장 이영구, 롯데에이엠씨 대표이사 전무 김소연,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사장 이훈기, 롯데물산 대표이사 부사장 장재훈. /사진=롯데

6일 롯데그룹은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자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각 사별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원인사 방향은 ▲혁신 지속을 위한 젊은 리더십 전진 배치 ▲핵심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위한 핵심 인재 재배치 ▲외부 전문가 영입 확대 ▲글로벌 역량 및 여성 리더십 강화 등으로 압축된다. 전체 임원규모 변화는 크지 않으나 전년대비 주요 경영진이 대거 교체됐다. 

먼저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하고, 후임으로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이 부임한다. 

1967년생인 이훈기 사장은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으며,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M&A, 미래 신사업 발굴을 총괄했다. 

이 사장은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로, 기존 사업의 역량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화학 계열사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용퇴하는 김교현 부회장은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석유화학 자회사인 LC타이탄의 인수와 성장을 주도했다. 또한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 신설,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의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는 계열사 대표이사의 세대 교체를 더욱 가속화했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며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된다. 이중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를 선임함으로써 40대 대표이사가 기존 롯데바이오로직스 이원직 대표이사, 에프알엘코리아 정현석 대표이사 포함 3명이 된다.

이와 함께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수찬 부사장,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부사장, 롯데백화점 정준호 부사장 등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최근 3년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장 직급의 경우, 전년과 비교해 5세 가량 더 젊어졌다.

고수찬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서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경영 진단과 업무 시스템 개선을 주도해왔다. 고정욱 사장은 작년 재무전략TF를 꾸려 계열사 재무지표를 개선하고, 롯데건설의 우발채무(PF)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조기 진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준호 사장은 외부 영입된 패션MD 전문가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프리미엄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롯데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각 비즈니스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에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이사에 김소연 전무를 내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임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부사장은 글로벌 자산관리 종합서비스 기업 JLL 코리아 현 대표이사로, 23년간 부동산 관련 업무를 폭넓게 수행한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이다. 

신임 롯데e커머스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관리 및 마케팅‧상품‧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OCADO)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롯데AMC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소연 전무는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로, 약 30년 이상 부동산개발시행 및 컨설팅‧자산운용 등의 분야에서 근무했다.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존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유동화 뿐만 아니라 신규 부동산 투자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 9월 롯데GFR 대표이사 신민욱 전무, 10월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이돈태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

롯데는 외부전문가 영입과는 별도로 경영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 전략적 재배치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갈 방침이다. 쇄신과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다.

우선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이사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준형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UAM, 자율주행, 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특히 롯데지주는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신설해 바이오‧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엔진 발굴에 나선다. 

롯데 신동빈 회장(왼쪽)과 장남인 신유열 전무. /사진=롯데
롯데 신동빈 회장(왼쪽)과 미래성장실을 맡게된 장남 신유열 전무. /사진=롯데

신임 미래성장실장은 롯데 신동빈 회장의 아들인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신유열 전무가 맡는다. 신 전무는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CDMO기업으로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계획이다.

신 전무는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을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기여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인사로 여성임원의 규모도 확대된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한다. 또한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임원은 백화점 김지수 상무보, 홈쇼핑 조윤주 상무보, 호텔 김현령 상무보, 정보통신 오혜영 상무보 등이다. 이로써 롯데그룹 내 여성 임원은 지난해 47명(7%)에서 올해 54명(8%)으로 7명 증가했다. 그룹은 향후에도 여성임원 비율을 지속적으로 올리기 위해 여성인재 발굴과 임원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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