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이론에 그친 헛똑똑이
[김진혁 칼럼] 이론에 그친 헛똑똑이
  • 김진혁
  • 승인 2023.12.08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이낸셜리뷰] 송나라 재상인 마지절(馬知節)은 당나라 때의 유명한 화백 대숭(戴嵩)이 그린 투우도(鬪牛圖)를 감상하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 보관상태를 좋게 하기 위해 날씨 화창한 날에 밖에 내다 걸었다. 한 농부가 먼발치에서 그 그림을 보고는 피식 웃었다. '글도 모르는 무식한 농부가 그림을 보고 웃다니.' 마지절은 화가 나서 "너는 대체 무엇 때문에 웃었느냐?" 농부는 고개를 조아리며 대답했다. "그림을 보고 웃었습니다." "이놈아! 이 귀한 그림을 보고 감히 네까짓 게, 그림에 대해서 무얼 안다고” 불같은 화에 농부는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저 같은 무식한 농부가 어찌 그림에 대해 알겠습니까? 하오나 저는 소를 많이 키웠고, 저희끼리 싸우는 장면도 많이 보았는데, 소는 싸울 때 머리를 맞대고 힘을 뿔에 모으고 서로 공격하지요. 꼬리는 바싹 당겨 두 다리 사이의 사타구니에 집어넣고 싸움이 끝날 때까지 절대로 빼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그림 속의 소는 꼬리를 하늘로 치켜들고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절로 웃음이 났습니다.” 농부의 말에 놀란 마지절은 얼굴을 붉히면서 탄식했다.
“대숭은 이름난 화가지만 소에 대해서는 너보다 더 무식했구나. 이런 엉터리 그림에 속아 평생 씻지 못할 부끄러운 헛일을 하고 말았도다” 이야기는 중국 송나라 때 학자 증민행(曾敏行. 1118~1175)이 지은 독성잡지(獨醒雜誌)에 나온 내용이다, 찰스 슈와브는 카네기 철강회사에 잡부로 들어가 유에스 스틸 컴퍼니의 사장 자리에 오른 사람이다. 그는 자기 성공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에게는 사람들의 열정을 일깨우는 능력이 있다. 이는 내가 소유하고 있는 가장 큰 재산이다. 사람들의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가장 좋은 길은 격려와 칭찬이다. 나는 결코 누구도 비판하지 않는다. 비판 대신에 사람들의 동기를 북돋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칭찬하려고 노력하고 결점을 들추어내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그 사람이 한 일이 마음에 들면 진심으로 찬사를 보내고 아낌없이 칭찬한다. 사업 관계로 세계 각국의 훌륭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아무리 지위가 높은 사람일지라도 비판의 소리를 들으며 일하면 효과가 떨어짐을 알게 되었다. 칭찬을 들으며 일할 때 훨씬 더 잘하고 더 큰 노력을 기울임을 발견하였다.’ 책상에서 배운 지식은 칭찬과 실천적 경험이 겸비되지 않으면 실수를 범하기 쉽다. 우리가 아는 지식은 한정되지만 다 아는 것처럼 착각한다. 심지어는 배움이 부족한 사람을 무시하기도 한다. 과연 내가 아는 것이 정말로 아는 것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