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스토리‧버블파이터 확률형 아이템 논란, 공정위 강력 제재 나서
넥슨 “확률공개 않던 시기, 억울해” vs 유저들 “확률조작 면죄부 안돼”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게임업계 확률형 아이템 논란과 관련해 넥슨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16억원의 철퇴를 맞았다. 이는 공정위가 게임 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상대로 부과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수준이다.
넥슨은 공정위가 지적한 2010년부터 2016년 사이는 전세계적으로 게임 확률을 공개하지 않던 시기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유저들은 고지의무가 없었던 시기라도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조작하는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받을 수 없다는 비판을 내놓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넥슨코리아가 온라인 PC게임 ‘메이플스토리’와 ‘버블파이터’ 등에서 판매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고도 이를 누락해 알리지 않고, 거짓으로 알린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넥슨은 과거 2018년 ‘서든어택’에서 판매하던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거짓‧기만 행위로 공정위 제재를 받은 전례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또다시 확률과 관련한 문제가 포착되면서 강한 제재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도입한 뒤,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중복옵션 조합이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구조를 변경하고도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한 2013년 7월부터 장비 최상위 등급(레전드리)을 만들고 해당 등급으로의 상승이 가능한 블랙큐브를 출시하면서 최초에는 등급 상승 확률을 1.8%로 설정했다가, 2013년 7월부터 12월 사이 확률을 1.4% 가량까지 조금씩 낮추고 2016년 1월에는 다시 확률을 1%로 낮추고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일부 이용자들의 확률 관련 문의에 대해 ‘빠른 답변 진행은 고객의 재문의 접수 시점만 당기므로 적절한 시점까지 답변 진행을 홀드하라’고 내부적으로 지시해 알리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리는 등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실제로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전체 매출액의 약 20%를 차지하는 수익모델로 넥슨의 전체수익을 견인하고 있었던 만큼, 넥슨이 유저들을 속여 부당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했다는 지적에 힘이 실린다.
메이플스토리 외에도 넥슨의 버블파이터와 관련해서는 게임 내 이벤트인 ‘올빙고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애초에는 매직바늘을 사용하면 언제나 골든 숫자카드가 나올 수 있도록 확률을 부여하다가, 10차 이벤트부터 29차 이벤트까지는 매직바늘을 5개 사용할 때까지는 골든 숫자카드 출현 확률을 ‘0%’로 설정하고 6개 이상 매직바늘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일정 확률로 골든 숫자카드 획득이 가능하도록 확률을 설정하고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번에 공정위가 게임 서비스 제공 사업자를 상대로 부과한 과징금은 이번에 넥슨에 부과한 116억원이 역대 최대 수준이다.
공정위는 “확률형 아이템에서 가장 중요한 상품정보는 확률인데, 무형의 디지털 재화의 특성상 판매자가 관련 정보를 공지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알린다면 소비자는 이를 알 수가 없다”며 “역대 최다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관련 사업자들로 하여금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도록 경각심을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공정위의 이번 조치에 대해 넥슨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넥슨은 3일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의 결정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심사과정에서 소명이 충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점이 있어, 의결서를 최종전달 받게 되면 면밀하게 살펴본 후,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하거나 사법부의 판단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넥슨은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이라며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확률정보를 공개해 자발적으로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을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10여년 전의 일로 과징금 철퇴를 맞는 것은 다소 억울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후에 자발적 재발방지 조치에 나섰다 하더라도 과거에 있었던 확률 변경 행위가 없던 일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많은 유저들의 반응이다. 게임업계 내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업체가 ‘확률’을 조작한다는 것은 기본적인 신뢰를 어긴 중대한 행위라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