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지금 당장 내가 결제해야 하는 금액이 아니니까. 나중에 갚으면 되지 생각했던 게 잘못이었어요. 너무 불어나버려서 카드 값을 감당하기 힘들어졌어요” 27살 K모씨는 리볼빙 광고 문자를 보고 덜컥 상품에 가입해 이용하다가 힘든 상황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젊은 청년들의 카드사 리볼빙 연체율이 급격히 치솟으면서 K모씨와 비슷한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
고금리 금융상품인 리볼빙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이용하다 빚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연체율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3일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 받은 '연령대별 카드사 리볼빙 잔액·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에서 리볼빙을 이용한 회원 중 29세 이하의 연체율은 지난해말 기준 2.2%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 60세 이상(2.6%) 다음으로 높다.
또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서도 20대의 금융이해력은 노년층 다음으로 낮게 나타났다. 65.8점으로 성인 전체 평균인 66.5점을 밑돌았다.
금융이해력은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로 나뉘는데 금융행위를 제외한 금융지식과 금융태도가 둘다 평균 아래다.
특히 금융태도는 전 연령을 통틀어 48.9점으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금융태도는 현재보다는 미래를 선호하고, 소비보다는 저축을 선호할 때 높게 나타난다.
20대는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에 비해 미래보다 현재를 선호하고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리볼빙이란?
리볼빙이란 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이라고도 하며, 신용카드 결제금액의 일부만 먼저 갚고, 나머지는 다음으로 미뤄서 갚을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이번 달 카드값의 10%만 카드사에 지급하고 나머지 90%는 다음 달 결제일로 이월하는 식이다.
신용카드 카드 대금의 연체를 막고자 도입된 서비스지만 청년층이 자신의 상환 능력을 생각하지 않고 고금리 상품인 리볼빙을 이용했다가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는 상환 부담이 큰 대출성 상품이기 때문이다.
리볼빙으로 이월한 금액뿐만 아니라 다달이 추가되는 카드값의 일부도 계속 이월되기 때문에 갚아야 할 원금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원금이 커지니 원금에 붙는 이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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