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원조는 일본?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원조는 일본? 
  • 김희연 기자
  • 승인 2024.04.24 12: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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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달콤 쌉싸름했던 사랑의 기억을 ‘밤양갱’에 빗댄 가수 비비(김형서)의 노래가 여전히 음원 차트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이라는 중독성 있는 노랫말과 유니크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자연스레 달콤한 양갱의 맛이 떠오른다.
비비(BIBI) 밤양갱 뮤직비디오/사진=유튜브 장면 캡쳐
비비(BIBI) 밤양갱 뮤직비디오/사진=유튜브 장면 캡쳐
서울 용산구의 대학생 채모 씨는 “중독성 있는 노래를 듣다보면 연양갱 생각이 난다”며 “평소 자주 먹진 않는데, 요즘엔 편의점에 들릴 때마다 ‘연양갱’을 집어넣는다”고 말했다. 노래 가사의 연상 효과와 레트로 열풍 덕분에 젊은층도 어르신의 간식이었던 양갱류를 찾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양갱의 원조 격인 해태제과의 연양갱이 불티나게 팔리고, 크라운제과는 비비와 콜라보 제품인 밤양갱을 내놓으며 매출이 급격하게 올랐다.
우리가 알고 있는 양갱은 사실 일본이 본고장이다. 1589년 일본 와카야마의 스루가야에서 처음 만들어진 일본의 전통 화과자다. 한국에는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 걸쳐 일본에서 들어왔다.
연양갱./사진=해태제과
연양갱./사진=해태제과
1945년 광복 이후 영강제과(지금의 해태제과)는 일본인이 버리고 간 설비로 연양갱을 만들기 시작했다. 극장에서 팔렸던 양갱을 제품화한 연양갱은 불릴 연(煉)자를 쓰는데, 사실 일본의 ‘네리요캉(煉羊羹)’을 그대로 읽은 표현이다. 이제 79살의 나이를 맞이한 연양갱은 지금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대한민국 제과류 최장수 제품이다.  겉부분 종이 패키지에는 근현대에 활약한 대한민국의 시인들이 지은 유명한 작품의 일부 구절이 랜덤으로 적혀 있다. 윤동주의 <자화상>, 정지용의 〈호수〉, 나태주의 <풀꽃>,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등이 있으며 시 말고도 이벤트 문구나 일러스트가 그려지기도 한다.
비비-밤양갱-소케이스-입체이미지./사진=크라운제과
비비-밤양갱-소케이스-입체이미지./사진=크라운제과
크라운제과의 밤양갱은 2005년 출시됐으며 최근 비비와 콜라보한 한정판이 나와 인기가 급부상한 제품이다. 

비비와 양갱을 향한 러브콜 이어져

비비x투썸 ‘달디단 밤양갱’ 음료 한정 출시./사진=투썸플레이스
비비x투썸 ‘달디단 밤양갱’ 음료 한정 출시./사진=투썸플레이스
비비는 밤양갱과 콜라보한 광고 이외에도 최근 투썸플레이스 모델로 발탁되며 24일 밤양갱 음료 출시를 알렸다. ‘달디단 밤양갱 라떼’는 달콤한 밤과 팥을 듬뿍 넣은 부드러운 아이스 라떼다. 일반적인 밤 라떼와는 달리 팥을 첨가해 보다 풍부한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토핑으로 달디단 밤양갱 큐브를 올려 ‘밤양갱 라떼’만의 깜찍한 비주얼을 완성했다. 한편, ‘달디단 밤양갱 쉐이크’는 달콤한 밤 쉐이크 위에 소프트 아이스크림과 달디단 밤양갱을 토핑한 음료다. 카페인이 첨가되지 않은 쉐이크로, 누구나 언제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이번 밤양갱 음료는 기존에 가을 시즌에 주로 즐겨왔던 밤 소재의 음료를 여름에 즐기기 좋게 개발해 화제성과 맛을 모두 놓치지 않은 환상적인 조합으로, 트렌드에 민감한 MZ 세대에 ‘핫이슈’가 될 제품”이라며, “특히 블랙쿠키와 마스카포네 크림의 조화로 차갑게 먹으면 더 맛있는 투썸 시그니처 케이크 ‘아박’과의 페어링 조합도 좋아 올 여름 온종일 머릿속을 맴도는 달콤하고 시원한 디저트와 음료를 함께 즐겨보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한 카페에도 양갱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을지로의 ‘적당’과 종로구 인사동의 ‘금옥당’, 성동구 서울숲 ‘묘사서울’은 양갱 덕후들의 성지로 통하는 대표적인 핫플레이스다. 이외에도 수제 양갱을 파는 전남 순천시 양와당, 대전 소제동 ‘양갱갱갱’ 등이 있다.  몇 년간 전통을 새로이 해석한 뉴트로 열풍이 디저트 시장에 불어오면서 양갱뿐만 아니라 약과, 흑임자, 떡, 단호박 등을 조합한 ‘할매니얼’ 디저트가 꾸준히 인기를 얻어왔다. 할매니얼은 할머니를 뜻하는 ‘할매’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성한 신조어로, 할머니들이 선호하는 옛날 음식을 즐기는 젊은 세대를 의미한다. 부드러운 질감과 자극적이지 않은 맛으로 할머니와 손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식문화의 유행은 참 반가운 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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