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더 복이 있다.
[김진혁 칼럼] 주는 자가 받는 자 보다 더 복이 있다.
  • 김진혁
  • 승인 2024.05.1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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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미국 어떤 작은 도시에 있는 슈퍼마켓에서 갑자기 정전되었다. 비상등이 있어 어둠은 밝힐 수 있으나, 계산대가 작동하지 않았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지만 당장 사고가 수습될 기색이 보이지 않자, 지점장이 나서서 손 마이크로 안내를 했다. ‘정전으로 불편을 끼친 일에 사과하고, 언제 다시 전기가 들어올지 모르니 현재 카트에 담겨있는 물건은 그대로 가지고 가라’고 이어서 ‘그 상품과 비슷한 돈을 여러분이 원하는 자선단체에 기부하시라.’고 안내했다. 이 사건은 입소문을 타고 인근에 퍼졌고, 언론을 통해 알려지게 되었다. 사람들은 손님의 안전을 위해 배려한 마켓측을 칭찬했고 그의 결단력을 칭찬했다. 얼마 후에 본사 감사팀이 와서 조사한 결과, 그날 고객들이 갖고 간 상품은 4천 달러에 달했지만, 언론과 입소문에 의한 마켓 이미지가 고양되어 얻은 이득이 40만 달러에 이른다는 결론을 얻었다.
19세기 미국의 대중적 시인인 롱펠로는 노년에 아내의 오랜 투병과 화재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그러나 그의 시는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임종을 앞둔 그에게 ‘숱한 역경과 고난을 겪으면서도, 당신의 작품에는 진한 인생의 향기가 담겨있는데, 그 비결은 무엇이냐’고 기자가 묻자, 그는 마당의 사과나무를 가리키며 ‘저 나무가 나의 스승입니다. 저 나무는 비록 늙었지만 해마다 단맛을 내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는데, 이는 늙은 나뭇가지에서 해마다 새순(筍)이 돋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축복은 항상 있다. 때로는 다른 각도에서 인생을 바라보면 된다. 미국의 세기적 대부호 록펠러 1세는 피도 눈물도 없이 무자비할 정도로 타 기업을 흡수 통합하며 돈을 번 악덕 기업가였다. 농산물 매매로 시작하며 33세에 백만장자가 되었고 43세에 미국 최대 재벌회사로 스탠더드 오일 회사를 경영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95%를 독점했고 계속해서 철광, 철도, 광산, 금융 등을 마구잡이로 흡수해 거대 공룡기업이 되었다. 하지만 55세 되던 때 알로페시아 라는 탈모증과 비슷한 암에 걸려 1년 시한부 인생을 통고받았고 실의에 빠져 절망하게 되었다. 그때 어머니가 “아들아 곧 세상을 떠날 텐데, 자선사업이나 하다가 가거라”라는 말씀에 따라 자선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반부 삶과 달리 후반부에서는 경영은 후계자들에 맡기고 사회적 기여와 책무에 매달렸다. 시카고 대학 설립, 연구소와 의료협력 기관, 박물관 문화시설 등을 세워 많은 치료제가 개발했다. 기부와 자선사업을 확대해나가면서 병세가 급격히 호전되어 99세까지 장수를 누렸다. 젊어서의 목표는 성장과 재물 축척이었다면, 후반기에는 보람과 의미 있는 삶 그리고 행복으로 바뀌는 게 당연하다. 후반전에도 변화 없이 전반부와 똑같이 ‘돈 돈 돈’하면 불쌍한 삶이다. 나이가 곱게 익어가야지, 죽어가는 모습은 추하다. 인생의 평가는 마지막 순간에서 판가름 난다. 은퇴와 장수를 준비된 자에는 축복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고해이고 괴로움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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