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김희연 기자] 팝업스토어의 메카라 불리는 성수에서는 22일 당일만해도 체험형 팝업스토어만 10곳이 넘었다. 팝업스토어는 2030대 소비자가 주 방문객으로 기업의 다양한 브랜드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장소로 꼽힌다.
평일인데도 매장당 평균 방문객 수가 수백 명을 가볍게 웃도는 이곳에선 오다가다 쇼핑과 체험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도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웨이크메이크, 팔레트 유니버스
제일 먼저 방문한 메이크업 브랜드 웨이크메이크 매장에서는 핑크색 유니폼 착장이 인상적인 직원들의 짧고 유쾌한 브랜드 역사 소개 시간이 있었다.
2015년에 설립된 영프로페셔널 브랜드인 웨이크메이크는 “컬러는 웨이크메이크”라는 슬로건 하에 독보적인 색감의 아이팔레트를 선보인 전례가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 출시된 ‘소프트 블러링 아이팔레트’가 인기를 끌었고, 2023년에는 16구의 ‘소프트 컬러링’ 제품으로 리뉴얼 되며 올리브영 어워즈 1위를 차지했다.
대망의 주인공 ‘소프트 드로잉 브로우 팔레트’는 27일 출시 예정으로 팝업스토어에서 미리 체험과 구매가 가능하다.
직원에 따르면 브로우 팔레트는 35% 할인하고 있으며 제품을 4만원 이상 구매 시 추가적인 할인이 들어간다.
총 3개의 미션을 완료하면 아이프리미어를 받아볼 수 있다. 그중 두 번째 미션에서는 직원이 설명했던 것들을 간단하게 묻거나, 아이팔레트의 색상을 맞춰 보는 형식의 간단한 퀴즈가 이뤄진다.
로에베 퍼퓸, 개성 있는 향기를 만나볼 시간
이곳에서 인기 제품부터 프리미엄 라인까지 시향하며 직원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향기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하나의 향수에 다양한 향기가 어우러진 니치 향수의 특징을 자세히 경험할 수 있다.
다만 평일 오후에도 긴 웨이팅이 있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모든 방문객에게 로에베 퍼퓸의 NCT 태용 화보 포스터를 증정하고 있어 팬들도 다수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
AIRE 라인인 ‘아이레 수틸레사 오 드 뚜왈렛’ 향수는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고 한다. 관계자는 “은방울꽃과, 만다린, 서양배 향이 조화롭게 섞인 프루티 프로럴한 향수라 더워지는 계절에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향수가 마음에 들어도 덜컥 사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용량과 가격대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기존 매장에서 판매하지 않는 15ml 사이즈를 인기 제품 라인에 한 해 5%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구매 부담을 줄인 소량의 향수는 니치 향수에 갓 입문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좋은 소비 경험이 될 것이다.
데미소다 팝업, DMTI부터 나만의 키링 만들기까지
눈에 띄는 외관의 데미소다 브랜드 스토어에서는 평일임에도 1시간이 넘는 웨이팅이 있었다. 미리 시스템에 등록해 놓으면 순서가 됐을 때 카카오톡으로 알림이 오기 때문에 맞춰서 입장 할 수 있다.
이번 팝업 스토어는 16년 만에 바뀐 데미소다의 새로운 디자인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DMTI, 데미네컷, DEMI Ring(데미링), DEMI Printing(데미프린팅), 데미로드, 시음존 등의 콘텐츠로 나뉘어 있다.
MBTI 설문을 하듯 몇 가지 질문에 답하면 데미소다 맛으로 나만의 DMTI가 나온다. 이후 결과를 직원에게 보여주면 그에 맞는 음료와 키링을 받을 수 있다.
현장을 방문한 한 10대 방문객은 “마치 MBTI처럼 나만의 특성에 맞는 음료가 나와서 인상적이었고, 나를 알아가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귀여운 데미소다 모형 키링을 내 마음대로 커스텀할 수 있는 DEMI Ring(데미링) 체험존도 있다. 방문객들은 각자의 키링에 들어갈 이니셜을 위한 알파벳 찾기에 열연이었다.
시음존에서는 데미소다 청포도, 애플, 망고, 레드애플, 복숭아, 레몬을 맛볼 수 있다. 이외에도 원하는 프레임지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데미네컷, 나만의 헤나를 할 수 있는 데미프린팅, 다양한 선물이 있는 스크래치 쿠폰을 증정하는 데미로드 존이 있다.
또한 현장 사진 공유 이벤트로 데미소다 콘서트 티켓을 추첨을 통해 증정한다. 오는 28일까지 데미소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고 필수 해시태그와 현장 사진을 공유하면 된다.
성수동, 젊은층의 유행을 담보로 한 죽은 거리 될 수도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에서 브랜드를 경험할 때는 오감이 작용한다. 제품을 향한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수 있어 팝업스토어는 업계의 트렌드이자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특히 성수는 팝업스토어를 접할 수 있는 1호 장소이다. 다만 매일이 새로워지는 성수동이 언제까지 ‘팝업의 성지’라 불리며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팝업 매장이 성수동의 젊은 이미지를 한껏 끌어올렸지만 비싼 임대료라는 어두운 그늘도 같이 따라붙는다.
지난해 성수동 일대 상권 임대료는 1년새 30% 넘게 올라 평당 수 천만원의 권리금이 붙는 것도 예사다. 기업체들이 성수동에 더 이상 팝업을 열 매력을 못 느낄 가능성도 있다.
또한 계속해서 새로운 매장이 생겨나는 가운데, 갈 때마다 바뀌는 동네라는 인식이 자리해 거리만의 특색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올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