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혁 칼럼] 인생의 짐
[김진혁 칼럼] 인생의 짐
  • 김진혁
  • 승인 2024.05.2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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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 영국 난세의 영웅으로 알려진 아더왕이 이웃 나라 왕에게 포로 신세가 된 적이 있었다. 이웃 임금은 아더왕의 혈기와 능력에 감복하여 아더왕을 살려줄 하나의 제안을 한다.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1년 안에 알아 오면 죽이지 않고, 그렇지 못하면 처형하겠다. 자신의 왕국에 돌아와서 모든 백성에게 묻기 시작했지만, 그 누구도 만족할 만한 답을 주지 못했다. 시간이 흘러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게 되자, 북쪽에 사는 늙은 마녀에게 묻기로 한다. 마녀는 대받을 가르쳐주는 대가로 아더왕이 가장 신뢰하고 용감한 장군 거웨인과 결혼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양심상 꼽추에다 치아도 없고, 이상한 냄새와 소리를 내고 다니는 마녀에게 부하를 결혼시킬 수 없었다. 이때 신하인 거웨인은 충성심으로 마녀와 결혼하겠다고 한다.
마녀는 아더왕에게 여자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삶을 자신이 주도하는 것’이라는 답을 준다. 거웨인이 마녀를 아내로 맞고 첫날 밤 침실로 들어갔는데, 침실 안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아름다운 미녀가 있었다. 그 미녀는 다름 아닌 늙은 마녀로 그는 ‘자신이 추한 마녀임에도 불구하고 아내로 인정한 거웨인에게 감사하며 이제부터는 당신이 선택한 것에 내가 따르겠노라고 말했다. 등산하다 보면 지고 가는 배낭이 너무 무거워 벗어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는 배낭에 가득한 음식으로 행복해진다. 우리 인생 여정도 이와 별로 다를 바 없다. 짐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저마다 자기가 감당해야 할 짐이 있기 마련이다. 명예, 부, 책임, 건강도 짐이 된다. 미움만 짐이 아니고 사랑도 짐이라는 사실이다. 이럴 바엔 기꺼이 짐을 짊어지고 살아간다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하다. 언젠가 짐을 풀 때 짐의 무게 만큼 되는 보람과 행복을 얻게 될 것 아니겠는가? 아프리카의 어느 원주민들은 강물을 건널 때 큰 돌덩이를 짊어지고 강을 건너갑니다. 급류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랍니다. 무거운 짐이 자신을 살린다는 것을 깨우친 것입니다. 진흙탕에 빠진 자동차가 헛바퀴가 도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짐을 싣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짐이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다. 병아리가 엄마 닭에게 “엄마는 왜 하늘을 못 날아?”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엄마 닭이 대답했다. “응. 땅 위에 먹을 것이 많아 굳이 하늘을 날 필요가 없단다.” 새가 날 수 있는 것은 공기의 저항을 극복하고 힘차게 날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은 사건 10%와 그 사건을 대하는 태도 90%로 이루어진다. 다가올 시련의 짐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낙담과 절망인가 아니면 도전과 용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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