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05년 6월 19일 경기도 연천군 소재 육군 제28보병사단 제81보병연대 수색중대 530GP에서 김일병이 내무실에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8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당한 이른바 ‘김일병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530GP 사건으로 불린다. 김일병은 3년의 재판 끝에 사형이 확정돼 국군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가혹행위 줄어들었다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군대에서는 가혹행위가 많이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혹행위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사회와 격리된 생활, 부대원들과의 마찰로 인한 스트레스는 여전했다.
이날 새벽 2시 30분 김일병은 경계근무를 서다가 교대시간이 다가오자 내무실에 들어갔다. 그리고 내무반에 수류탄을 투척했고, 총기를 난사했다.
그리고 태연하게 초소로 돌아가 근무를 섰다. 하지만 부소대장이 근무자들을 소집해 일일이 탄환 숫자를 확인하면서 김일병이 범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결국 김일병은 상관살해죄, 상관살해미수죄, 초병살해미수죄, 살인죄 등으로 사형선고를 받았다.
소원수리 행해져
김일병 사건은 우리 군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이뤄졌다. 일단 모든 부대 조사가 이뤄졌고, 소원수리가 행해졌다. 전군 병영문화혁신 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면서 웃음벨이 개발됐다.
군대에 만연했던 구타, 갈굼, 가혹행위, 기수열외, 내무부조리 등 병영의 악습들이 본격적으로 사라지게 된 계기였다.
무엇보다 육군 28사단이 전면적으로 해체되면서 당시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사단장 모두 군복을 벗게 됐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병영문화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장병 기본권 증진 대책에 착수했다.
일본군 폐습 문화 사라져
해당 사건은 우리 군에 남아있는 일본군의 폐습 문화가 사라지게 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물론 그 이후에도 여전히 일본군 폐습 문화는 남아있지만 점차 사라지는 분위기다.
일본군 폐습 문화라는 것은 군대에서 사람은 ‘소모품’이라는 인식이었다. 사고로 사람이 죽어도 그만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설사 윗선이 책임을 진다고 해도 ‘옷을 벗고’ 나가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하지만 김일병 사건을 계기로 우리 군에도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됐고, 이에 사병에 대한 대대적인 인권 개선 작업이 일어났다. 그러면서 점차 병영문화가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