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매워서’ 리콜됐던 불닭볶음면, 민-관 합동대응으로 판매 재개
“과학적 데이터 근거로 규제기관 간 협의 통해 수출 애로사항 해결”
‘K-푸드 성공’ 위해 민-관 원팀으로 문제 해결, 선례로 주목 받아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너무 매워서’ 덴마크 정부로부터 리콜조치를 받았던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다시 판매 재개됐다.
덴마크에서 회수조치를 철회한 것인데, 기업인 삼양식품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조하에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함에 따라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식품업계가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선 ‘선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삼양식품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앞서 덴마크 수의식품청(DVFA)가 ‘너무 맵다’는 이유로 리콜조치를 내린 불닭볶음면 제품 3종 중 ▲핵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에 대한 조치가 현지시간으로 15일 해제됐다.
지난달 11일 덴마크 정부에서는 불닭볶음면 3종의 캡사이신 함량을 근거로 ‘너무 매워서’ 안된다는 취지로 현지에서 리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한 10대 소년이 틱톡 등 SNS 챌린지로 인기를 끌었던 ‘핫칩’이라는 칠리칩 과자를 먹고 사망하는 일이 있었던 만큼, 불닭볶음면의 리콜과 관련한 내용은 BBC·AP통신·워싱턴포스트·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하며 큰 화제가 됐다.
덴마크의 조치에 삼양식품은 당황한 기색을 보였지만, 이후 반박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국내 공인기관을 통해 정확한 캡사이신 양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고, 전세계 각국의 식품법을 준수하는 안전한 제품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도 국산 제품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다른 국가로 확산되거나 무역장벽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덴마크 정부에 전달하고, 덴마크의 위해평가보고서를 신속히 입수·분석해 대응방안을 마련했다. 이 과정에서 삼양식품과도 공조를 이어갔다.
식약처는 감자칩과는 달리 라면은 캡사이신이 함유된 소스가 전부 섭취되지 않고 그릇에 남아 있게 되는 점 등을 감안해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과 한국식품과학연구원(식품위생검사기관)을 통해 실제 조리 후 섭취하게 되는 캡사이신 함량을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규제기관 간의 논의를 위해 덴마크에 정부 대표단을 즉시 파견했고, 지난 7월3일 덴마크 수의식품청에 제품 조리과정 영상과 조리 후 총 캡사이신 함량 등 과학적 자료를 제공했다.
결국 덴마크 정부는 한국 식약처가 제공한 정보를 근거로 위해평가를 다시 진행해 불닭볶음면 제품 2종의 캡사이신 함량이 안전한 수준이라고 판단, 회수조치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제품들은 현지에서 바로 판매가 재개됐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난 6월 시작된 덴마크발 리콜 조치에 대해 식약처와 함께 체계적 대응에 나선 결과 약 30여일 만에 리콜 해제라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며 “적극 지원해준 식약처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오유경 식약처장 역시도 “이번 회수조치 철회는 정부가 과학적인 데이터를 근거로 규제기관 간(R2R, Regulatory to Regulatory) 협의를 통해 국내 업계의 수출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우리 기업의 수출에 애로사항을 해결해 K-푸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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