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리뷰] 세븐일레븐 ‘열심히’ 했는데…CU‧GS25는 역시 넘사벽
[재무리뷰] 세븐일레븐 ‘열심히’ 했는데…CU‧GS25는 역시 넘사벽
  • 박영주 기자
  • 승인 2024.07.1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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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히트상품’이 성공 가른다…점보 시리즈, 두바이 초콜릿 열풍 눈길
세븐일레븐, 스포츠 카드 말고는 ‘글쎄’…이마트24 어떡해, 출구전략 먹힐까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과 그의 아들인 신유열 전무를 필두로 ‘뉴롯데’로의 도약을 위한 행보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편의점 사업을 이어가는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의 체질 개선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 3월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열린 세븐일레븐 상품전시회에 신동빈 회장과 신유열 전무가 함께 방문하고, 2024년 정기임원인사에서 30년 넘게 코리아세븐에 있었던 최경호 전 대표 대신 김홍철 롯데 유통군 HQ 인사혁신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모습은 롯데그룹에서 세븐일레븐의 도약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코리아세븐은 롯데지주가 약 92.3% 지분을 가지고 있고,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는 신동빈 회장(13.02%)이다. 코리아세븐의 성공은 곧 롯데지주, 신동빈 회장의 이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편의점 업계는 CU와 GS25 중심의 ‘양강구도’로 굳혀져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 2022년 3134억원을 들여 미니스톱을 인수하고 양적‧질적 성장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 1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여전히 부진한 성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노동조합(노조) 설립의 가능성까지 고개를 들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지표만으로는 편의점 3강 구도를 구축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래프=박영주 기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기준 편의점 3사의 1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변동 추이. /그래프=박영주 기자

세븐일레븐, 매출 줄고 영업손실 커지고…미니스톱 인수 여파 여전
매출·영업이익 쌍끌이 성공한 GS25, CU는 매출 늘고 영업익 감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831억원으로, 전년동기(1조3363억원) 대비 4%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344억원으로 전년 동기(323억원) 대비 적자폭이 더욱 확대됐다.  사측은 이같은 1분기 실적에 대해 “지난 3월말까지 진행된 미니스톱 인수통합 작업에 투입된 비용 때문”이라 밝힌 바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22년 4월 3134억원을 들여 미니스톱을 인수하고 현재 합병작업을 거의 마무리한 상태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하반기 부터는 좀더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른 경쟁사들의 실적은 어땠을까.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2조8103억원으로 전년동기(2조6736억원) 대비 5.1%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739억원으로 전년동기(633억원) 대비 16.6% 증가하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편의점인 GS25 사업 부문만 국한시키더라도 매출은 1조96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4%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263억원으로 15.9% 증가했다. 사측은 신규점포 출점 전략이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9538억원으로 전년동기(1조8495억원) 대비 5.6%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326억원으로 전년동기(370억원) 대비 15.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은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이다. BGF리테일은 영업이익의 감소에 대해서는 점포 확대에 따른 고정비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로 1분기 판매관리비는 328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980억원)보다 10.2% 증가했다.
/사진=BGF리테일
/사진=BGF리테일
/사진=GS리테일
/사진=GS리테일

‘히트상품’이 편의점 성공 가른다…세븐일레븐은?
CU 생레몬 하이볼과 두바이 초콜릿, GS25의 점보 시리즈 
편의점 이마트24 어떡하나…‘통합 이마트’가 출구전략 될까 

편의점 업계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히트상품’을 잘 발굴해내야만 한다. 수많은 MD(상품기획자)들이 자사 편의점 대표상품을 찾기 위해 발로 뛰는 노력을 다하지만, 모든 상품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는 없다.  GS25는 지난해 5월 도시락면의 8.5배에 달하는 ‘팔도 점보도시락’ 상품을 시작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점보 시리즈 상품들을 끊임없이 출시해왔다. 출시 직후 유튜버들의 먹방 영상이 쏟아졌고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찾으면서 점보 도시락 5만개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됐다.   이후 GS25는 ▲공간춘(공화춘짜장+간짬뽕) 쟁반짬짜면 ▲틈새비김면(팔도비빔면+틈새라면+김) ▲세숫대야 물냉면 등 대용량 면류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GS25가 쏘아올린 ‘점보 트렌드’는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져나가 SPC삼립이 대용량 크림빵을, CU에서 ‘슈퍼라지킹’ 시리즈로 초대형 삼각김밥과 비빔면 등을 선보기도 했다.  CU에서는 지난 4월 부루구루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생레몬 하이볼’이 누적 판매량 500만개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자 ‘생라임 하이볼’을 추가 출시하며 편의점 업계 하이볼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진 바 있다.  최근에는 초콜릿 안에 카다이프(중동 지역의 얇은 국수)와 피스타치오 크림을 섞은 필링이 가득 들어있는 ‘두바이 초콜릿’이 인기를 끌면서, 업계 전반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CU에서 두바이 초콜릿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오픈런’은 물론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웃돈을 붙여 판매될 정도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초도물량 20만개가 모두 소진된 후 7만개를 추가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통업계에서도 이에 주목해 두바이 초콜릿 관련 상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세븐일레븐
/사진=세븐일레븐
그렇다면 편의점 3강 구도를 노리는 세븐일레븐 만의 ‘히트상품’은 뭐가 있을까.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9월 출시한 K리그 파니니 카드를 시작으로 ‘스포츠 카드’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파니니 카드는 150만팩의 판매고를 올렸고 이후 KBL 농구 카드, KOVO 배구 카드, KBO 야구카드까지 관련 상품을 연이어 단독 출시해 주목을 받았다.  사실 세븐일레븐이 ‘스포츠 카드’ 판매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는 있지만, 식품이나 음료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히트상품을 찾기는 힘든 실정이다.  가성비 아이템으로는 ‘맛장우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으며 디카페인 수요에 발맞춰 ‘세븐카페 디카페인’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편장족’ 수요를 겨냥해 ‘가격에착! 착한’ 시리즈 상품들을 선보이는 등 소비자 중심 마케팅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또다른 편의점 주자인 이마트24는 세븐일레븐보다 더 위축돼 있다. 이마트 PB상품인 ‘노브랜드’를 제외한다면 이마트24를 대표하는 상품은 선뜻 떠올리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이마트24는 올해 1분기 이마트 전체 오프라인 사업 부문 중에서 유일하게 적자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1분기 매출은 전년대비 2% 증가한 5114억원,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적자폭이 더 커졌다.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는 이마트24의 출구 전략은 ‘이마트 통합’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 한채양 대표 취임 이후 오프라인 3사인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의 통합작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편의점 자체 경쟁력 확대보다는 통합 시너지를 노리는 것으로 비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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