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1170년 8월 30일(음력)은 고려시대 무신정변이 발생한 날이다. 고려 의종 24년 무신들이 개경 인근 보현원에서 들고 일어난 군사 쿠데타이다. 경인년에 일어났다고 해서 ‘경인의 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무신정변으로 인해 문벌귀족이 몰락하고 무신이 권력을 쥐게 됐다. 문제는 무신들 중에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들이 적었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국정운영 자체가 어려울 정도가 되면서 훗날 대몽항전으로 이어졌다.
정중부, 이의방, 이고 등이 일으켰다고 해서 정중부·이의방의 난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자겸의 난 이후
고려 초기만 해도 호족이 귀족을 담당했지만 점차 문벌귀족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문벌귀족은 과거제도와 혼인정책 등으로 인해 귀족이 되면서 고려 핵심 권력 세력으로 등장한다. 허싀, 강감찬 등도 장군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관직을 통해 입문한 문신이었다. 그만큼 문벌귀족이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그것이 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이자겸의 난이다. 이자겸은 예종과 인종 등에게 자신의 딸들을 시집 보내는 방식으로 해서 권력을 장악하면서 국정을 뒤흔들었다. 그러자 이자겸의 난이 발생했고, 이자겸의 난을 동조했던 척준경에 의해 이자겸의 난이 평정됐다.
그때부터 문벌귀족을 견제하기 위해 무신들을 우대하기 시작했다. 이는 의종도 마찬가지였다. 의종 초기에는 문벌귀족을 견제하기 위해 무신을 중용하는 정책을 펼쳤다. 그러면서 무신들은 점차 문신의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문신의 통제 벗어나기 시작
고려초기만 해도 무신은 문신의 통제를 받아야 했다. 전쟁이 발생하면 문신이 군 사령관으로 전쟁을 지휘했다. 윤관이나 강감찬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의종 초기 때만 해도 무신은 문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독자적인 행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의종 말엽 문벌귀족들과 환관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면서 거꾸로 무신을 견제하게 됐다. 이는 무신들로 하여금 문벌귀족과 의종 그리고 환관에 대한 적개심을 불타오르게 만들었다. 그리고 결국 정변을 일으켰다.
무신이 정변을 일으키면서 문신들을 대거 숙청했고, 권력을 무신들이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정운영에 대해 별다른 생각이 없었고, 글자를 몰랐던 무신이기 때문에 권력을 유지하는 것에만 신경을 썼을 뿐 별다른 국정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권력이 교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의방이 이고와 채원을 죽이고, 정중부는 이의방을 죽이고, 정중부가 사망하자 이의민이 집권을 하고, 이의민은 최충헌에 의해 척살 당하는 등 그야말로 무신에 의한 권력교체가 일어났다.
이들은 왕을 여러번 폐위시키는 강력한 권력을 가졌지만 정작 왕은 되지 못했다. 그것은 무신이라는 한계 때문이다. 즉, 무신이면서 글씨를 제대로 읽을 줄 모르면서 그에 따라 국정운영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