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2004년 9월 13일은 KBS2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은 101%’ 촬영 중 성우 장정진의 목에 송편이 걸려 질식사한 사건이 발생한 날이다.
당시 송편 먹기 내기였는데 해당 사건으로 인해 일요일은 101% 자체가 완전히 종영됐으며, 예능프로그램에서 더 이상 가학적인 소재로 시청자를 웃겨서는 안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골목의 제왕’ 추석특집
이날 일요일은 101% 서브 코너 ‘골목의 제왕’ 추석특집 방영분을 녹화하고 있었다. 해당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비슷한 형식의 먹기 내기 게임이었다.
장정진 성우는 게임 진행 과정에서 송편을 급하게 먹던 중 송편이 호흡기를 막아 질식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제작진에 대한 비난이 일어났다. 다른 출연자의 눈치를 보면서 빨리 먹는 게임을 촬영하면서 목구멍이 막히기 쉬운 떡을 사용했다는 점과 마실 물이나 응급처치반도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장정진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약 1달 정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그해 10월 11일 오후 6시 23분 경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질식 탓에 발생한 다발성 장기 부전에 의한 심정지로 인해 결국 향년 51세로 별세하고 말았다.
가학성 예능 소재 더 이상 안돼
이 사건으로 인해 일요일은 101%는 폐지됐다. 장정진은 그 해 연말 2004년 KBS 라디오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이 주어졌다.
팬들은 국민 성우가 사라졌다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물론 성우들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장정진 사망사건 이후 가학적 예능 소재를 가급적 배제하려는 노력을 보여왔다. 물론 그 이후에도 빨리 먹기 게임 등은 여전히 존재했지만 ‘떡’ 등 목이 막히는 식재료 사용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이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장정진 사건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이 빨리 먹기 게임을 더 이상 보기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심의에서도 가학적 예능 소재를 가급적 배제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일본 예능은 아직도 출연진에 대한 가학적 예능 소재를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방송에서는 더 이상 출연진에게 가학적 예능 소재를 적용시키지 않게 됐다.
그러면서 시청자 중 일부는 “예능이 재미없어졌다”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냐하면 자극적 소재를 사용하는 예능이 사라지면서 관찰 예능으로 전환됐고, 이제는 관찰 예능이 대세가 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