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역사] 높아진 국격, 아직도 갈 길은 먼 한국증시
[부의 역사] 높아진 국격, 아직도 갈 길은 먼 한국증시
  • 김진혁
  • 승인 2024.09.1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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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PER 선진국 평균에 못 미쳐

공매도 악마인가?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 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미중 무역전쟁, 그리고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해 한국 주식시장은 큰 타격을 받았었다.

하지만 경기 회복 전망과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심리 변화로 인해 주식시장이 다시 회복의 신호를 보인다. 정부는 2024년 6월 말까지 전체종목에 공매도 금지조치가 있었다.

공매도란 없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 후 나중에 갚을 수 있는 제도로 주가 하락의 요인으로 간주했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 악마화'는 인식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공매도가 시행되고 주가 거품을 제거하는 순기능으로도 유지되고 있다.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되면 증시의 신뢰도를 인정받고, 외국인 투자 유입이 커지고 그동안 저평가 받았던 시장의 업그레이드 되었을 텐데, 공매도 금지로 인해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되어 아쉽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두 가지 근거로 첫째, 세계적으로 각국 주가지수의 평균 PER은 (라틴 계열을 제외할 경우) 10배에서 20배 사이에 위치한다. 코스피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13.3배로 집계됐다. 미국 19, 일본 PER 16.3, 영국 11, 프랑스 13.8에 비해 저평가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 주가가 저평가되었다는 의미이다. 두 번째, 이익의 높은 변동성이다. 한국의 주요 기업은 (반도체, 자동차 등) 장치 산업으로 불황기와 호황기 사이의 이익 변동성(operating leverage)이 클 수밖에 없고, 그 자체가 ‘투자위험’인 것이 사실이다..

셋째, 지배구조 위험으로, 한국은 아직도 대주주의 지분율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을 만큼 높다,‘주주자본주의’가 아니라‘소유자본주의’, 경영과 소유의 분리가 미흡하여 대주주가 일반 주주를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버틸 수 있다. 당연히 배당성향도 낮고, 대주주는 배당을 통해 현금을 얻으려 하지 않는다.

넷째, 소비 선진국들이 직접 생산 (Reshoring)을 늘인다. 제품에 차별화를 위한 핵심 정보(데이터) 및 소재가 결부되어 있으므로 이제는 소비국들조차 “값이 싸다는 이유’로 중국 등 신흥국에서 생각없이 수입하는 시대는 지났다. 선진국들은 높은 인건비를 상쇄할 수 있는‘생산성 개선’을 도모하고, 그 결과 인공지능 및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다섯 번째, 기관들의 역할이 부족하다. 서양의 경우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투자기업 경영진들의 기업가치 훼손을 견제하기 위해 의결권을 행사하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하다.

그밖에 한국은 기초과학에 약하다. 우리 경제는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모방을 통한 추격 (Copy Cat)으로 성장해 왔다. 지금은 창조경제, AI 경제 등의 트렌드가 바꿔야 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대기업인 도시바가 12월 20일 74년 만에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됐다. 도시바는 일본 IT(정보기술)산업의 자존심이나 다름없었고, 삼성전자가 부러워했다.

노트북과 반도체 낸드플래시메모리 등을 세계 최초로 만든 기업이었지만 변화의 물결을 제대로 타지 못하면 언제든지 사라지는 것이 기업생태이다. 아일랜드의 성공 비결은‘노사안정과 정치협력’이다. 노사관계 혁신과 노동 생산성 증대가 함께 이뤄져야 함에도 한국은 노사상생 협력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우리만의 강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국의 방탄소년단 앨범이 빌보드200 1위에 등극했다. 우리는 올림픽과 G20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세계 7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3만5천 달러, 인구 5000만의 3050클럽에 가입한 큰 나라가 되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국격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수준으로 높아졌는데, 한국증시는 국격에 비해 아직 싼 것이 아닌가?” 경제의 흐름을 예측할 수 없다. 투자자로서 자산 배분 전략 재정립과 리밸런싱을 고려해야 한다. 자산 배분 전략을 정립하려면 주식과 안전자산을 같이 들고 가야 한다. 주가가 상승하면 수익을 향유하고,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완충시키면서 장기적인 투자를 가능케 해야 한다.

주식시장에서 흑백논리, 풍문에 귀 기울이고, 단기투자 등으로 수익을 냈다는 사람 역시 자산 배분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단순 비율 전략이든, 동적 자산 배분 전략이든 말이다.

증시 상승장 속에 자산 배분 상 현금 비중이 작아지고 주식 비중이 높아졌을 터이기에 리밸런싱 만으로도 일부 주식을 매도하여 일부 현금 비중을 높이는 효과를 만들 수 있다.

“아니 주식은 한방이지! 뭔 고리타분한 자산 배분 전략?!” 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큰 수익을 냈다는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주식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냐가 더욱 중요하다. 천재과학자 뉴턴이 경험했던 한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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