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어기선 기자] 우리나라 전통음식 중 하나인 돌솥비빔밥이 3년 전 중국 성(省)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돌솥비빔밥을 대표 메뉴로 장사하고 있는 중국 프랜차이즈 ‘미춘’을 언급했다.
서 교수에 따르면 ‘미춘’은 중국 전역에 1000여 개의 매장이 있으며 돌솥비빔밥에 대해 ‘조선족 비물질 문화유산’(非物質文化遺)으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한 여성이 한복을 입고 돌솥비빔밥을 들고 있는 광고판을 사용하는데, 이는 한복이 중국의 한푸에서 유래했다는 억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서 교수는 해석했다.
서 교수는 “중국에 관광을 온 외국인들이 자칫 돌솥비빔밥을 중국 음식으로 오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중국 지린성 정부는 2021년 돌솥비빔밥 조리법을 ‘조선족 돌솥비빔밥 제작 기예(조리 기술)’라는 항목으로 지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시켰다.
숟가락 문화에서 유래
비빔밥에 대한 정확한 유래와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비빔밥 문화가 탄생하게 된 것은 ‘장류’ 문화와 ‘숟가락’ 문화 때문이다.
중국과 일본은 숟가락 대신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이지만 우리나라는 숟가락을 사용하는 문화이다. 이런 문화와 장류 문화가 합쳐지면서 비빔밥 문화가 탄생했다.
여기에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는 음식을 먹을 때 음양오행에 기인한 오방색을 적용시키면서 음식 궁합의 밸런스를 중요시하게 생각했다.
16세기에는 밥에 고기와 채소를 넣고 비벼 먹던 것을 혼돈반(混沌飯)이라 부르다가 18세기부터는 골동반(骨董飯)이라고 많이 불렀다.
비빔밥의 현대화
원래 비빔밥은 가정집에서 간편하게 먹는 요리였지만 현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 대표요리로 고급화 추세를 겪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항공사를 중심으로 비빔밥이 보급됐고, 점차 외국 항공사로 번져 나갔다.
항공사 입장에서는 비빔밥은 간편하면서도 먹기 좋다는 점에서 외국 항공사에서도 선호를 했다.
아울러 전세계 채식주의자들에 의해서도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채소와 나물에 고추장과 참기름 등 식물성 원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고기와 계란이 있지만 두부 등으로 대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비빔밥의 현지화
이처럼 항공사를 중심으로 해외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K한류로 인해 비빔밥에 대해 외국인들도 알기 시작하면서 비빔밥의 현지화가 이뤄졌다. 비빔밥의 현지화는 현지 지역에서 인기 있는 소스와 재료를 갖고 비빔밥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기존 고추장 대신 다른 소스를 이용하거나 우리나라에는 없는 채소 등을 넣기도 한다. 그러면서 현지에서는 현지 특유의 비빔밥이 음식점의 주요 음식으로 제공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