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라면‧햇반‧통조림 등 비상식량, 하루 만에 매출 70% 이상 치솟아
데이터가 보여준 긴박했던 분위기, 국민들의 불안감 고스란히 나타나
[파이낸셜리뷰=박영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30분께 ‘비상계엄령’을 선포하면서, 비상식량을 사재기 하려는 움직임도 시장에서 포착됐다.
대형마트 등은 문을 닫은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달려간 것이다. 라면‧생수‧햇반 등 비상식량부터 건전지‧안전상비의약품 등의 매출도 급격히 올랐다.
편의점 업계의 이같은 상품별 매출 변동폭은 간밤에 국민들이 얼마나 큰 불안감에 휩싸였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부른 현장의 긴박했던 분위기를 데이터로 살펴봤다.
A편의점에 따르면, 지난 3일 23시부터 24시 사이 상품 카테고리별 매출신장률은 ▲통조림 75.9% ▲햇반 38.2% ▲생수 37.4% ▲라면 28.1% ▲건전지 25.7% 등으로 직전일(12월2일) 대비 대폭 상승했다.
B편의점은 같은 시간대 전일 대비 매출신장률이 ▲생수 40% ▲햇반류 70% ▲라면 50% ▲주류 30% ▲전기용품 20% ▲여행용품 20% 등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C편의점도 지난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대와 비교해 12월3일 23시부터 4일 00시까지 ▲통조림 337.3% ▲봉지면 253.8% ▲생수 141.0% ▲즉석밥 128.6% ▲건전지 40.6% ▲안전상비의약품 39.5% 등의 매출이 신장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늦은 밤 편의점에서 급히 생필품들을 구매했다는 한 소비자는 “비상계엄이 지속되면 다음날 사재기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 생각해서 일단 집에 부족한 라면이나 햇반 등을 구매했다”며 “사태가 빨리 정상화 돼서 다행이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불안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가 편의점들을 중심으로 생필품 구매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50~60대 연령대 고객들의 구매 수요가 비교적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10시30분경 생중계로 진행된 대국민담화를 통해 “종북세력을 척결하고, 자유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역사상 44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였다.
계엄령 선포 직후 국회 출입구가 봉쇄되고,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 본청 창문을 깨고 건물 안으로 진입하면서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러한 장면들이 실시간 생중계 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늦은 밤 마음을 졸여야만 했다.
하지만 2시간여 만인 오전 1시쯤 국회는 신속하게 본회의를 열고 재석의원 190명 중 찬성 190명 만장일치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의결했고,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 여러분은 안심하시기 바란다. 국회는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강조하며 상황이 빠르게 안정화됐다.
야밤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는 4일 오전 4시27분쯤 국무회의를 거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하면서 ‘6시간’ 만에 마무리 됐지만, 국민 불안을 키웠다는 점에서 여전히 논란이 지속되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