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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지난달 말, 새벽 4시 오밤 중에 서울 여의도 인근의 ‘서울마리나 클럽&요트’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입수한 CCTV에는 수십여명의 건장한 남성들이 단체로 몰려들어 이른바 ‘오함마’라 불리는 망치를 들고 현관 유리창을 깨부순 뒤 실내로 난입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특히 벌목 등에 사용되는 칼인 ‘정글칼’를 들고 직원을 위협한 인물이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되기까지 했다.
국회의사당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데다가 한강 자전거길이 인접해 낮에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장소에서 심각한 폭력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은 충격적이다.
위의 사진들은 지난 11월26일 새벽 4시 ‘서울마리나 클럽&요트’에서 벌어진 일이다. 서울 한복판, 그것도 민의의 전당이라 불리는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이같은 폭력사태가 벌어졌다는 점은 상당히 충격적인 대목이다.
사건 발생 시점이 인적이 드문 새벽 4시였기에 일반 시민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낮 동안에는 수많은 서울시민들이 오가는 장소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은 자칫 국민안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해당 사건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R사 관계자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충돌한 경찰들이 적극적으로 제지하기 보다는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직원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엄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울마리나 전체의 전기를 공급하는 1층 변전실을 신원불상의 남성들이 장악하기도 했다”고 호소했다.
본지는 해당 사건이 일어난 것이 맞는지, 그리고 현재 조치를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묻고자 2일 오후 2시25분경과 4시15분경, 3일 오전 9시15분과 오후 4시40분경, 5일 오전 9시50분경 등 5차례에 걸쳐 관할 경찰서인 영등포경찰서에 문의를 하고 수차례 메모를 남겼다. 하지만 담당자가 부재중이라는 이유로 12월6일 17시 현재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본지가 추가로 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서울마리나를 인수한 R사는 유치권 주장을 펴고 있는 M사 전현직 관계자들과 신원불상의 건장한 남성들 40여명을 ▲범죄단체조직 ▲특수건조물침입죄 ▲특수손괴죄 ▲업무방해죄 등의 공동정범으로 지난달 26일 고소했다.
R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는 M사 전 대표인 A씨는 사기죄로 1심 재판부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받고 보석 중인 상태다. 그런 자가 용역을 가장한 건달 수십명을 동원해, 건달들이 새벽에 건물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일부를 점령하는가 하면 정글칼로 직원을 위협한 인물이 구속까지 되는 상황들이 그저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14일과 15일에는 서울마리나에서 신원불상의 남성들 수십명이 3층과 4층의 전기를 무단 차단하고 통행을 봉쇄하기 위해 펜스와 쇠사슬을 설치하며 경찰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진 것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당시 M사는 언론을 통해 “경찰에 M사의 서울마리나 유치·임차권이 확인된 판결문을 제시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R사는 최근 본지를 통해 유치권을 주장할만한 법적 근거와 법원 판결문을 요청했음에도 받지 못했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현재 R사는 M사 전현직 관계자들과 신원불상의 건장한 남성들 40여명을 상대로 고소 절차를 밟고 있다.
R사 관계자는 “1심에서 징역7년에 벌금 7억5000만원을 선고 받은 뒤, 보석으로 출소한 자가 법을 밥 먹듯 위반하는 행위는 재판부에 대한 모독”이라며 “두번 다시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벌 탄원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마리나에서 10월말부터 대립 상황이 지속되자 경찰에서 해당 장소를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서울고등법원 등을 통해 확인해본 결과, M사 전 대표였던 A씨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7년에 벌금 7억50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었다.
본지는 11월26일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M사가 40여명의 신원불상의 남성들을 고용했다’는 R사 주장이 맞는지, 유치‧임차권을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인지, M사 전 대표인 A씨가 항소심 도중 보석으로 나와 있는 상태가 맞는지 등을 묻고자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로 질문지까지 남겨 놓았다.
이후 5일 오후 4시경 M사의 전 대표로 알려진 A씨는 “나는 이제 M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며 “현 대표는 B씨다. B씨에게 내용을 전달하겠다”며 관계성을 부인했다.
실제로 A씨는 6일 오후 3시30분경 이어진 전화통화에서도 “저희는 2010년부터 서울마리나를 공사하고 만든 사람들이다. 임차권은 2018년부터 있었고, 법원으로부터 받은 확정문 같은게 10가지가 넘는다. 공사대금을 130억원 가량을 아직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11월26일 사태 이전인 10월14일과 15일 비슷한 일이 있었을 당시에는 M사 대표였다는 점은 인정했다.
A씨는 또한 “우리는 가만히 있었는데 R사가 전기를 차단하고 사람들을 동원해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이 맞다”며 R사 관계자들이 조폭이라는 주장을 폈으며 “현 대표인 B씨와 정상적인 계약과 경영권에 대한 대금을 지급받고 회사 경영권을 넘겼다. 저는 이제 M사와는 관계가 없다. B씨에게는 내용을 전달했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6일 오후 4시경 M사의 현 대표인 B씨는 “대금을 지급하고 경영권을 확보한 것이 맞다. M사는 서울마리나에 대한 유치권‧점유권‧소유권을 다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정상적인 권리행사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본지가 서울마리나의 ▲등기권리증 ▲건축물대장 ▲마리나 선박 보관‧계류업 등록증 등을 입수해 확인해본 결과 ‘R사’로 돼있었다. M사와 R사의 주장이 서로 첨예하게 상반돼 향후 법적공방이 예상된다.
본지는 지난 11월26일 사태와 관련해 M사가 40여명의 남성을 고용했다는 R사측 주장에 대해 질문했고, B씨는 “마리나 관련해 소송 담당하는 변호사 통해 연락드리겠다”고 밝혀왔지만 6일 17시 현재까지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