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요즘 들어 ‘풍선효과’라는 말이 머리 속을 맴돈다. 풍선의 한 곳을 누르면 그곳은 들어가는 반면 다른 곳이 팽창되는 것처럼 문제 하나가 해결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집값을 잡겠다며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을 펼친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부동산 시장은 이른 바 ‘깡통전세’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서민들의 ‘행복한 삶’을 지켜준다는 명분 하에 실시된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은 오히려 소상공인들의 이익창출에 반하며 고용 재앙을 부르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들의 수익 증대를 위해 지난해 말부터 실시된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은 통신사와 대형마트, 프렌차이즈 업계로 불똥이 튀며 결국 소비자들의 카드 혜택 축소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의 경우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카드 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지 4일 만에 부랴부랴 내놓은 대책이다.
이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상공인 등 자영업자 불만이 치솟자 임시방편으로 마련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전국 가맹점 273만여 곳의 96%가 우대 수수료를 적용받는 기형 구조가 됐다.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07년 이후 12차례 내렸지만, 현 정부 들어서는 소상공인 지원 대책으로 변질된 양상이다. 카드사도 이윤을 추구하는 민간 기업인데, 정부가 완력으로 수수료에 개입하면 수익 구조가 불안해질 수 밖에 없다.
시장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체 무조건 잡으려고만 한 부동산 대책과 기업이 감당 못할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을 줄이려 카드사의 목을 옥죄인 것도 모두 시장 자율에 맡기는 선진국들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즈음에서 떠오르는 한 마디가 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펼치려 하지 말고 그냥 시장에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그게 아니라면 한 번 정해지면 좀처럼 바뀌기 어려운 게 국가 정책인데 조금 더 신중하게 결정을 내리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규제는 최소화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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