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푸드로 불렸던 아로니아, 천덕꾸러기로
아로니아 농민들의 시름은 점차 깊어가고
슈퍼푸드의 운명, 정부 대책 마련 절실해
아로니아 농민들의 시름은 점차 깊어가고
슈퍼푸드의 운명, 정부 대책 마련 절실해
수확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농가 늘어나
최근 아로니아 가격이 폭락하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농가를 쉽게 발견한다. 가지치기는 물론 바닥에 떨어진 아로니아 열매를 줍지 않고 방치하는 농가가 상당히 많이 있다. 이미 냉동실에 보관된 아로니아 열매를 처분하기 힘든 상황에서 굳이 바닥에 떨어진 아로니아 열매를 주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아로니아 열매는 불과 얼마 전까지 10kg 한 상자에 12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는데, 현재는 1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불과 얼마 전까지 TV홈쇼핑 등에서 슈퍼푸드로 각광 받기 시작했다. 또한 종편 등을 통해서 아로니아 열매가 건강에 상당한 도움을 주는 열매로 부각됐다. 그러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재배를 장려했다. 문제는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공급이 갑작스럽게 늘어났다는 점이다. 재배농가가 갑작스럽게 증가한 것은 물론 수입물량이 증가하면서 아로니아 가격이 급락한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농가는 아로니아 재배를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정부는 보상을 하면서 아로니아 재배 면적을 정리하고 있다. 정부는 ‘아로니아 과원정비지원 사업’ 신청을 받았다. 나무를 뽑는 데 필요한 비용(1㏊당 600만원)을 대주는 사업이다. 공급을 줄여 시장가격을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아로니아 농가 1895명(672㏊)이 이 사업을 신청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전국 아로니아 농가의 30%가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8일 ‘위기의 아로니아 농가, 해법은 무엇인가’ 국회 토론회를 개최하고 아로니아 재배 농민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토론회에서 이 의원은 “아로니아 분말 수입 증가로 농가들이 극심한 피해를 입고 아로니아 가격이 킬로당 천원으로 추락할 때까지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 왔는지 개탄스럽다”며 “지금이라도 뼈아픈 반성을 토대로 농가 피해 보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는 아로니아 사태와 같은 일이 재발되어서는 안된다”며, “다음 임시회를 통해 국무총리와 농식품부장관에게 FTA 피해 품목 지정, 피해 농가 지원 대책 현실화 등, 아로니아 농가 피해 보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덧붙였다.아로니아의 몰락, 슈퍼푸드의 운명 그리고 농가의 눈물
문제는 아로니아 농가의 몰락이 다른 슈퍼푸드도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최근 들어 보리순이 TV홈쇼핑 등에서 인기몰이를 하면서 보리순 재배 면적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슈퍼푸드는 ‘인기몰이’가 그야말로 ‘순간’에 그치기 때문에 슈퍼푸드가 인기가 있다고 해서 재배면적을 갑작스럽게 늘리는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블루베리가 몇 년전 열풍을 일으키면서 농가 재배가 늘어났고, 수입량도 동시에 늘어났다. 그로 인해 가격이 급격히 하락했다. 이처럼 특정 작물의 인기로 인한 농가 쏠림 현상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수입량 조절이나 가공·유통에 대한 지원대책 없이 농가들을 방치만 한다면 가격 폭락에 따른 피해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정부는 슈퍼푸드의 인기몰이 현상이 발생하면 그에 따른 재배면적 증가에만 치중했을 뿐 가공·유통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로 인해 홈쇼핑 등 유통업체들은 큰 이득을 얻는 반면 농가들은 오히려 큰 손해를 보게 됐다. 따라서 농가가 슈퍼푸드 인기몰이로 인한 이득을 볼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업 관계자는 “슈퍼푸드의 인기몰이는 유행을 타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따른 적절한 대책 마련을 정부가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